구글은 왜 삼성전자와 이렇게 강력한 특허동맹을 맺었을까요? 여러가지 설이 있었죠. ‘라이벌인 애플을 고립시키기 위한 것이다’, ‘구글글래스 등 웨어러블 기기 제조에 삼성의 하드웨어 특허를 쓰기 위해서일 것이다’ 등등의 추측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1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의 영향력있는 매체인 새너제이머큐리뉴스에 흥미로운 소식이 실렸습니다. 구글이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잇는 미국 해군 소유의 모펫필드(Moffett Field)내에 있는 초대형 비행기 제조시설이었던 행어원(Hangar One) 구조물을 장기임대할 것이라고 보도한 겁니다. 이 건물은 1930년대에 만들어져 그동안 미항공우주국(NASA)이 로켓 제조 등을 위해 사용해왔습니다.
이 신문은 구글이 이 구조물을 보수해 항공우주 및 로보틱스 기술 전문 연구개발(R&D) 센터로 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구글의 부동산관리 자회사인 플래닛터리벤처스(Planetary Ventures) 관계자는 “R&D를 넘어 테스트와 ‘제조’도 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뉴스를 보니 구글이 삼성의 특허를 로봇 제조에 쓰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사실 로봇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전자제품이죠. 다른 건 소프트웨어입니다. 이미 소프트웨어에서 실력이 입증된 구글이 삼성의 하드웨어 특허를 사용해 본격적인 로봇 생산에 들어가려는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실제 구글은 특허 동맹 직후 모토롤라는 중국 레노보에 팔아버려서 더 이상 스마트폰 제조에는 관심이 없음을 보여줬습니다. 반면 최근 보스턴다이나믹스 등을 인수하는 등 로봇 관련 업체들은 벌써 10여개 가까이 계속 사들이고 있습니다. /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