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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투자자문이 주목하는 새로운 투자 테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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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국제부 기자) 얼마 전 평소 알고 지내던 최준철 VIP투자자문 사장과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VIP투자자문은 과거 서울대 최초의 주식투자 동아리 출신들이 만든 투자자문사입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덕분에 유명해진 ‘가치투자’를 전면에 내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는 곳이 바로 VIP투자자문입니다.

가치투자란 단순히 얘기하면 기업의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싸면 주식을 매입하고, 반대로 주가가 펀더멘털보다 비싸면 과감하게 파는 투자 전략입니다. 때문에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경기상황이나 유동성의 흐름, 신성장 산업 등과 같은 이슈보다는 기업의 본질적인 비즈니스 모델, 안정적인 수익창출 능력, 산업의 중장기적은 흐름 등을 더 중시합니다.

최 사장과의 대화는 항상 즐겁습니다. 저도 직업이 경제신문 기자인지라 하루하루 발생하는 경제 관련 이슈들을 관심있게 보는 편입니다. 그런데 최 사장과 얘기를 하다 보면 “똑같은 경제 이슈를 ‘투자’라는 관점에서 해석하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구나”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VIP투자자문은 주식 투자를 할때 산업의 큰 흐름을 관통하는 테마를 잡아 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테마에 기반해서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기업들을 선별해 장기 투자를 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테마’라는 것은 보통 주식시장에서 ‘테마주’의 테마와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VIP투자자문은 2000년대 중반에는 향후 글로벌 경제를 관통할 테마로 ‘원자재’를 꼽았다고 합니다. 즉 치열한 분석과 토론을 거친 결과 “향후 수년간 원자재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원재자 가격 상승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들 중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00년대 중후반 국제 원자재 가격은 ‘슈퍼 사이클’을 맞았고, VIP투자자문도 높은 투자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자재 슈퍼 사이클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일단 끝이 났습니다. 그렇다면 VIP가 현재 생각하는 중장기 투자 테마는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중국인들의 폭발적인 해외 여행 증가’를 꼽았습니다.

“중국의 소비자들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강해질 것이란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흐름은 바로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 증가였습니다. 최소한 20년간은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 같습니다.”

이런 판단하에 VIP투자자문은 2년 전 출시한 해외펀드에 중국의 해외 여행객 증가로 수혜를 볼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담았습니다. 마카오의 카지노 관련주, 태국의 항공 관련주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라고 합니다. 이런 예상은 적중했고, 이 펀드는 최근 2년간 30%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라고 합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신라호텔도 그런 종목에 해당하지 않냐”고 물어봤습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신라호텔 역시 중국인 해외여행객 때문에 수혜를 보고 있지만 수혜폭은 그리 크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면세점이라는 비즈니스 자체가 공항에 내는 입점료가 워낙에 비싸 매출이 늘어도 큰 이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랍니다. /oasis93@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