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100배' '분당의 15배' 기준이 된 이유는?

(이현진 건설부동산부 기자) ‘여의도 면적의 100배’, ‘분당의 15배’…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됐다는 기사 보셨나요? 그 기사들의 제목에 들어있는 표현입니다. 제목으로 뽑히지 않았더라도 기사 내용엔 꼭 한두 문장씩 저런 표현이 들어 있어요.

흔히 땅 면적을 비교할 때 기준으로 삼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여의도지요. 여의도를 기준으로 삼는 이유를 대한지적공사(LX)에 묻자 “들었을 때 누구나 크기를 짐작할만하고, 섬이라 다른 곳보다 크기를 재기 쉬워서”라는 답이 돌아왔어요.

하지만 여의도를 기준으로 삼는데도 한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기준에 따라서 면적이 제각각이거든요. △윤중로 제방 안쪽의 면적은 2.9㎢ △한강시민공원 등 한강 둔치까지 포함한 면적은 4.5㎢ △한강 하천바닥까지 포함한 행정구역상 여의도동의 전체면적은 8.4㎢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눈속임’도 많았어요. 좀 안좋은 소식을 발표할 때는 8.4㎢를 기준으로 써서 몇 배인지 낮추고, 알리고 자랑하고 싶은 소식을 발표할 때는 2.9㎢를 기준으로 해 면적을 부풀리곤 했지요.

혼란이 많아지자 2012년 당시 국토해양부는 ‘여의도 면적의 몇 배’라고 표기할 때는 제방 안쪽 여의도 면적인 2.9㎢를 기준으로 삼도록 했습니다. 며칠 전 해제된 토지거래허가구역(287㎢)이 여의도 면적의 100배에 이른다는 제목도 2.9㎢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여의도 대신 분당신도시(19.2㎢)을 기준으로 삼기도 해요.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당은 대표적인 1기 신도시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다른 지역에 비해 사람들이 그 크기를 가늠하기 쉽고 익숙한 지역”이라고 설명했어요.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