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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와 동원이 벌이는 '연어 살 색깔 전쟁' 내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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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수 생활경제부 기자) ‘연어 살은 붉은색일까? 흰색일까?’

식품업계 강자인 CJ제일제당과 동원F&B의 ‘연어캔 색깔전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TV광고를 통한 상호비방전도 불사하고 있는데요. 먼저 포문을 연 쪽은 동원입니다. 동원은 작년 12월부터 ‘붉은 통살을 확인하세요’라는 문구를 내세운 연어캔 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연어 색깔이 붉을수록 건강에 좋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광고가 나가자 CJ가 발끈했습니다. 동원보다 연어캔 제품을 먼저 내놓은 CJ의 제품은 흰색이거든요. CJ는 ‘자연산 연어는 익히면 흰색으로 변한다며 첨가물을 넣지 않으면 흰 것이 정상이다’라는 내용의 반박 광고를 내보냈습니다.

식품업체끼리의 신경전은 그전에도 수차례 있었지만 CJ와 동원의 맞대결은 의외라는 평입니다. 두 업체는 즉석밥, 만두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서로 비방전을 펼친 적이 없었고, 업계에서 비교적 ‘점잖은 회사’로 알려져 있거든요.

두 업체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까닭은 정체된 참치캔 시장 때문입니다. 동원은 참치캔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인데, 이 참치캔 매출이 4~5년째 3000억원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여기에 작년부터 새로 떠오른 연어캔이 참치캔 매출을 점점 깎아먹는 현상이 벌어지자 위기의식을 느낀겁니다. 올해 연어캔 규모는 500억원대까지 성장할 전망입니다. 동원은 회사의 기반이 흔들린다는 판단에 어떻게든 연어캔 업계 1위인 CJ를 잡아야겠다는 판단을 한 거죠.

식품시장은 이미 몇년째 성장이 멈춰 있습니다. 해외시장 사정도 신통치 않죠. 식품업계에선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이 ‘카제인나트륨 논쟁’을 벌였던 것처럼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다른 회사를 깎아내리는 ‘디스 마케팅’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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