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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특허소송에서 연거푸 승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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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준 산업부 기자) LG화학은 지난해 국내외에 3289건의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국내 화학업계 기업들이 평균 100여건을 출원하는 것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규모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화학기업으로 연간 특허 출원 3000건이 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이 회사에는 변리사, 미국 특허전문가 등 관련 전문 인력만 50여명이 일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 모든 것은 LG화학이 특허 분야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허에 대한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LG화학은 글로벌 업체들과의 특허 분쟁에서 지속적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LG화학은 일본 니토덴코와 특허 분쟁에서 니토덴코의 소취하를 이끌어내 독자 개발한 기술을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니토덴코와 특허 공방을 벌인 기술은 스마트기기 터치스크린패널의 핵심 소재인 산화인듐주석(ITO)필름입니다. ITO필름은 전기가 통하는 투명 필름으로 스마트기기 등 전자제품의 핵심 소재로 현재 니토덴코가 글로벌 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이 시장에 뛰어들자마자 니토덴코는 2012년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으로 태클을 걸어왔죠. 시장 선두 기업으로서 후발 주자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입니다. 대부분의 기존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추격하는 후발주자들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무기로 괴롭히고 있거든요.

이에 LG화학은 특허심판원에 특허 무효 심판을 제기하며 바로 반격에 들어갔습니다. 니토덴코가 주장하는 특허기술은 오래 전부터 업계에 통용된 기술로 특허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이었죠. 1년 반이 넘는 소송 기간을 지나 법원 판결을 앞둔 작년 12월 20일 양사는 각각 소취하에 합의해 특허분쟁이 종료됐습니다.

앞서 다우케미칼과 엘라스토머 특허 분쟁을 벌여 서울중앙지법에서 승소한 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소취하를 이끌어냈습니다. 엘라스토머는 탄성을 가진 고부가가치 플라스틱 제품으로 자동차용 범퍼의 충격보강재, 건물 차음재 등에 사용되는 중요한 제품입니다.

LG화학 관계자는 “전사적 특허경영시스템 등 회사 차원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특허 소송에 대비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특허 소송에서 이겨 해외 시장 공략 및 국내 업체에 안정적인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는 거센 특허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2000년대 초반부터 특허 경영에 눈을 떠 작년에 전사적 특허경영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는 특허 담당자가 제품 개발 초기부터 참여해 특허 이슈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거나 바로 특허출원 절차를 진행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를 통해 원천특허를 조기에 발굴하거나 주요 특허를 매입해 전략적인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하고 있습니다.

2008년 이후 매년 특허출원 건수를 10% 이상씩 늘려오고 있습니다. 현재 2만5000여 건의 특허(국내외 등록·출원건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화학 소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질, OLED 조명 등 첨단 소재분야의 특허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요.

이 같은 노력 덕에 미국의 권위있는 특허전문 평가기관인 ‘페이턴트 보드’의 화학분야 특허 경쟁력 순위가 2007년 75위에서 작년 7위로, 6년 만에 70계단 가까이 뛰어올랐습니다. 앞으로 벌어질 수많은 특허 소송에서도 LG화학이 승리를 자신하는 이유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5.03.13(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