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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즐기는 게임과 주식 투자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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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완 증권부 기자) 며칠 전 저녁자리에서 만난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어떤 주식에 관심 갖고 투자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그 대표는 “주식과 아무 관련없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회사에 주목한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대표가 사례로 들어 해 준 얘기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게임을 꽤 잘합니다. 학교에서도 나름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와이프가 걱정하고 뭐라 하기도 하는데(절대적으로 말리지 않는 걸 보니 공부도 어느정도 잘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들한테 무슨 게임을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리그 오브 레전드(LoL)’라고 하더군요(아들은 다이아몬드 등급이래요). 그래서 리서치를 좀 해봤더니 이 게임 인기가 대단한데, 게임 제작사(라이엇게임즈)를 중국 최대 게임회사인 텐센트가 인수해 갖고 있더군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텐센트 주식을 샀습니다. 산지 얼마 안됐는데 벌써 수익률이 15% 정도 됩니다."

주변과 일상생활에서 ‘될만한 주식’을 찾는 투자기법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가치투자 분야의 대가로 꼽히는 피터 린치의 이야기로 많이 알려져 있죠. 피터 린치는 1977년 5월부터 90년 5월까지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에서 마젤란펀드를 운영하며 연평균 29.2%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거뒀던 펀드매니저입니다. 그는 마젤란펀드를 맡기전 1970년대 초 피델리에서 증권분석가로 일할때 헤인즈(Hanes)라는 주식을 피델리티 펀드매니저에게 추천해 큰 폰을 벌게 해줬습니다. 부인 캐럴린이 레그스(L’eggs)라는 고탄력 스타킹을 사서 신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헤인즈는 레그스를 만드는 회사였습니다.

‘올이 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잘 맞는다’는 소비자(와이프)의 후한 평가와 달걀모양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수퍼 계산대 옆에서 풍선껌이나 면도기처럼 살수 있다는 ‘편리성’에 대박을 예감한 거죠.

실제로 무슨 제품이 좋고 인기를 끌고 등등은 재무제표나 차트를 놓고 분석하는 증권전문가보다 직접 물건을 써보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제일 정확하게 알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와이프가 사서 신는 스타킹을 보고, 또는 아들이 하는 게임을 보고 ‘그 회사 주식을 사야겠다’고 생각하기까지가 쉽지 않은 거죠.

끝으로 그 운용사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들이 LoL 말고 다시 블리자드 게임을 해야 겠다고 하던데, 종목을 갈아타야 하나 생각중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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