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격언의 논리는 제법 탄탄합니다. 어떤 종목이나 업종이 잘나간다고 언론이 조명하기 시작하면 이미 이익을 실현한 투자자들 중 일부가 실제로 매물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요즘처럼 투자자들이 목표 수익률을 낮게 잡는 저변동성 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납니다.
증권 기자 입장에서 변명을 해보겠습니다. 종목이나 업종 기사를 쓰려면 근거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지난주 5거래일동안 주가가 10% 뛰었다’와 같은 뒷받침 데이터 있어야 ‘XX업종, YY종목 주가에 돛 달았다’와 같은 기사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기사의 신빙성을 위해 뚜렷한 움직임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모르고 ‘뒷북’을 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때 주가가 4만원에 육박했던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종목은 지난해 10월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고 지난 8일에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가 5위에서 3위로 치고올라옵니다. 많은 언론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SK하이닉스의 상승세를 담은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향후 상승 여력이 더 있다는 전문가들의 실명 쿼트들도 줄줄이 달렸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기사가 나간 날은 이 종목의 단기 고점이 됐습니다. 22일 현재 이 종목의 종가는 3만5400원까지 내려왔으며 시총 순위도 다시 5위로 컴백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뉴스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요. 별로 얻을 게 없다고 말씀하시면 저희가 섭섭합니다. 답을 얻기 위해 친분이 있는 증권 전문가들에게 어떤 기사를 눈여겨 보냐고 물었습니다.
‘M&A, 자금 수혈 등 상장사의 미공개 정보를 담은 기사’라는 답이 가장 많더군요. 새로운 기술이나 소비 동향을 조명하는 기사, 외국인과 기관의 중장기 매매 트렌드를 보여주는 기사,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주류 견해와 반대의 논지를 전개한 기사 등도 답변 순위권에 올랐습니다. 기사와 현실이 반대로 가는 일이 잦은 업종·종목 추천기사라 하더라도 당분간 바뀌지 않는 장기 트렌드를 보여줄 수 있다면 읽을만하다라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은 뉴스를 재테크에 어떻게 활용하고 계시나요.
아무쪼록 뉴스 행간의 의미를 잘 파악하셔서 투자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도 ‘양치기 소년’이 안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