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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신임 임원에 시계 선물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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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 산업부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시계였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재로 2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임 임원 만찬의 선물 말입니다. 삼성이 매년 하고 있는 이 행사에서 브랜드는 바뀐적이 있지만 선물 품목은 줄곧 시계였습니다.

삼성은 2011년까지 거의 20년간 독일 ‘롤라이(Rollei)’사의 시계를 선물했다 합니다. 하지만 판매권을 가진 SWC(삼성시계)가 판매를 중지하면서 2012년에는 스위스 시계회사인 ‘하스앤씨(Hass & Cie) 시계로 대체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월 행사에서는 몽블랑 손목시계로 바뀌었습니다.

올해 만찬에서 선물한 부부 커플 시계 브랜드는 론진(Longines)이었습니다. 스위스 브랜드로 최소 100만원대에서 평균 300~500만원까지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처음 ‘별’을 달게 된 신임 임원들에게 시계를 선물하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시계가 지위나 신분의 상승을 뜻하기 때문일까요. ‘선물 뜻풀이’에 따르면 시계를 선물하는 것은 ‘만남을 소중히 하라’란 의미라고 합니다. 그래서 결혼 예물로도 시계를 많이 준비하죠. ‘앞으로의 시간을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입니다. 행운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미군 스미스가 국군 장교 표현철에게 시계를 준 것도 행운의 상징이었죠.

그래서 이건희 삼성 회장도 시계를 선물로 애용했습니다. 1995년 이 회장은 지방사업장을 도는 와중에 한 직원 부인 초청을 받아 울산에 있는 한 부장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부부동반 교육에 참가한 후 그 부장의 부인이 이 회장에게 감사편지를 써서 집으로 초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합니다. 직원의 집을 직접 찾아 회사 얘기도 나눈 이 회장은 그 직원 부부에게 자신의 사인이 새겨진 손목시계와 게임기를 선물했다 합니다.

선물이나 기념물로 시계 택하는 이유엔 ‘당신에게 새로운 시간을 선물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시간을 선물한다는 것은 돈을 주는 것보다 더 큰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니까요.

이 부회장이 신임 임원들에게 시계를 선물한 것도 축하의 마음을 담아 행운을 기원하면서 삼성 임원으로서의 소중한 시간을 더 가치 있게 쓰라는 뜻이 아닐까요. /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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