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많이 해외에서 팔기 위해 삼성전자의 여러 사장들은 1년 내내 해외 출장을 다닙니다. 생활가전과 TV사업을 맡고 있는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대표적입니다.
윤 사장은 이미 1월 7~10일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 출장을 다녀왔구요. 12일 귀국했는데, 오는 27일부터는 또 세계 각 지역에서 열리는 삼성전자 지역포럼(올해 신제품을 지역별로 출시하는 행사)에도 가야 합니다. 지난해까지는 유럽 북미 남미 동남아 서남아 중국 아프리카 등 8개 지역에서 각각 열렸으나 다행히 올해부터는 지역행사를 3개로 통합해 멕시코와 스페인, 인도네시아 등 세 곳에서만 열립니다.
오는 27일 스페인 포럼을 위해 윤 사장은 이미 유럽출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 2월말까지 이어지는 인도네시아 포럼까지 참석하며 이 중간 유럽과 아시아 시장 현지 점검을 위해 2월 한 달 내내 해외 출장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런 윤부근 사장의 마일리지는 얼마나 될까요. 제가 지난 번 ‘CES 2014’ 출장을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만나 탑승권을 확인했는데…
무려 ‘320만 마일’이 넘게 쌓여 있었습니다. 지구 한 바퀴를 도는 게 2만4974마일이니까 128바퀴나 돈 겁니다. 이것도 삼성 전용기를 타고 출장간 건 빠져 있는 수치입니다.
윤 사장 왈 “스튜어디스가 보더니 ‘저보다 몇 배 더 많으시네요’라고 깜짝 놀라더라”고 하더군요.
물론 임원이 되고 나선 비즈니스석, 사장이 되고나선 1등석을 타고 다녔으니 실제 비행거리보다는 좀 더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겠습니다만은 그래도 엄청난 수치라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바쁘다는 미국 국무장관과 비교해도 엄청납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무장관을 지냈던 힐러리 클린턴은 재임기간 총 102개국을 방문해 미국 역사상 외국 방문횟수가 가장 많은 국무장관이 됐는데, 그 기간 여행거리가 84만3839마일이었다고 합니다. 윤 사장의 4분의 1 정도네요.
비행기에서 한 해 수백 시간을 보내는 윤 사장. 연봉을 많이 준다 해도, 정말 삼성전자 사장하기 힘든 거 같습니다. /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