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이현재 前 총리, 현오석 부총리 2대에 걸쳐 주례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이심기 경제부 기자) 이현재 전 국무총리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그 아들까지 2대에 걸쳐 주례를 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현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강남의 한 웨딩홀에서 아들 현승씨의 결혼식을 조용히 치뤘다. 이날 결혼식에는 현 부총리가 외부에 청첩(請牒)을 하지 않고 철저히 비밀에 부쳐 단 한 명의 외부손님도 참석하지 못했다. 현 부총리의 비공식 일정까지 챙기는 수행비서조차 전혀 알지 못해 기재부 내부에서도 결혼식이 끝난 뒤 한참 뒤에야 혼사를 치른 사실이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축의금은 커녕 화환도 전혀 없이 철저히 가족행사로 치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들 현승씨는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조지아텍에서, 신부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뉴욕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날 결혼식이 또 다른 주목을 받은 것은 이 전 총리가 현 부총리에 이어 그 아들까지 2대에 걸쳐 주례를 선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 전 총리는 1961~1975년 서울대 상과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당시 서울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이던 현오석 부총리를 가르쳤다. 사제지간이었던 셈. 이 인연으로 현 부총리는 1973년 행시 합격 후 이듬해 기획예산처에서 공직을 시작하고 결혼을 하게 되자 스승인 이 전 총리에게 주례를 요청했다.

현 부총리는 결혼 후 부인인 천종희 인하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사이에 1남1녀를 뒀고, 이번에 아들의 혼사를 앞두고 스승인 이 전 총리에 다시 한 번 주례를 청하면서 2대에 걸쳐 한 사람에게 주례를 받는 진기록이 탄생했다. 현 부총리는 평소에도 아들 결혼식은 외부에 알리지 않고 단촐하지만 가족들의 진심어린 축복을 받도록 조용히 치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 부총리가 본인의 주례를 선 이 전 총리에게 다시 주례를 부탁한 것도 결혼식의 진정한 의미를 아들 부부에게도 조용히 일깨워주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김충식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과도 2대에 걸쳐 주례를 선 기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김 부위원장의 장남 결혼식에도 주례를 섰는데, 30년전 당시 동아일보 기자였던 김 부위원장의 결혼식에도 이 전 총리가 주례를 맡았던 것. / sglee@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7.0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