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손익분기점의 핵심에는 총제작비가 있습니다. 총제작비는 영화제작에 쓰이는 순제작비와 완성된 영화를 광고하고 홍보하는데 쓰이는 P&A(프린트 및 광고)비용으로 구성됩니다. 영화가 흥행하는 경우, P&A 비용은 더욱 증가하게 되죠. 영화제작비를 최소한으로 줄여야만 BEP를 낮출 수 있습니다.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도 총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면 수익률은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흥행순위와 수익률 순위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영화 역대 최고 흥행작인 영화 ‘도둑들’은 129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총제작비가 150억원에 육박하면서 총수익률은 100% 정도에 그쳤죠. 흥행순위 2위(관객 1231만명)인 ‘광해’도 99억원의 총제작비가 투입됐습니다. 총수익률은 105%입니다.
역대 총수익률 1위를 기록한 영화(모태펀드 투자영화 기준)는 순제작비 5억원, 총제작비 17억원이 투입된 ‘부러진화살’입니다. 관객 340만명을 동원한 이 영화는 414%라는 경이적인 총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영화수익은 대부분 영화관 매출에서 발생합니다. 여기에 해외 및 부가 판권판매 등으로 추가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영화티켓은 보통 8000~9000원이죠. 유료관객 200만명이 들어온다고 가정할 경우 영화관 매출은 180억원 정도(영화티켓 9000원 기준)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영화발전기금(3%) 및 부가세(10%)를 빼면 약 156억원이 남습니다. 이중 영화관이 절반을 가져갑니다. 남은 수익금 78억원은 투자사와 제작사가 각각 6대4 비율(7대3인 경우도 있음)로 나누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에게는 47억원 가량이 회수되는 셈입니다. 즉 47억원의 총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의 BEP는 관객 200만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티켓 가격이 다른 지방 관객들이 많거나, 부가판권 매출이 급증하는 경우 등에는 BEP가 다소 변경될 순 있겠죠.
투자자라고 다 같은 투자자는 아닙니다. 투자자는 메인투자자와 부분투자자로 구분됩니다. 메인 투자자는 시나리오 검토 단계부터 참여해 제작을 책임지는 투자자로 가장 많은 자금을 부담합니다. 부분투자자는 영화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일부자금을 투자하는 형태입니다.
영화투자 업계 관례상 그동안 메인-부분 투자자 간에 수익배분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리스크를 많이 지는 메인투자자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부분투자자 보다 메인투자자가 더 많은 수익을 배당받는 추세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