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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 없는 MBK?…ING생명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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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ING생명을 사들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드디어 신임 ING생명 사장을 내정했습니다. 정문국 에이스생명 사장입니다. 조만간 ING생명 이사회를 통해 공식 취임 일자와 임기 등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ING생명은 지난 9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정 신임 사장의 내정을 임직원들에게 공지했습니다. 정 신임 사장의 사직서를 받은 에이스그룹 본사도 사직 처리를 마쳤고요.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신임 ING생명 사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외국계 보험사 중에서는 덩치가 큰 편인데다 국내 보험사와 합쳐도 꽤 상위권 보험사인 때문이지요. 연봉 등 대우도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임 외국계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중심으로 하마평도 무성했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본인이 적임자”라며 홍보(PR)에 나선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쟁자들을 뚫고 정 신임 사장이 내정됐지만 ING생명 안팎이 시끌시끌합니다. 일단 ING생명 노조는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무책임 경영에 대한 우려와 파행적 노사 관계를 야기했다는 이력이 이들이 내세우는 주요 논리입니다. 일단 정 신임 사장이 에이스생명에서 6개월밖에 근무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ING생명은 매각 과정에서 혼란스러웠던 내부를 추스르고 온전하게 이끌어갈 사장이 필요한데 짧은 기간에 회사를 옮긴 정 신임 사장이 이렇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이죠.

또 정 신임 사장이 알리안츠생명 사장으로 있을 때 노조가 235일이라는 보험업계 최장기 파업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노조와 고소, 고발이 난무했고 용역 깡패까지 동원해 노조와 관계를 악화시켰다는 게 이들의 설명입니다.

ING생명 노조는 생명보험 업종본부와 전국사무금융연맹등과 연계한 투쟁을 시작한다고도 예고했습니다. 여기에 보험업계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사생활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정 신임 사장의 내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한 상황입니다.

MBK파트너스 측은 “평판 조회를 안해본 것도 아니고 모든 걸 감안해 ING생명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뽑은 것이며, ING생명 이사회를 통과한 내정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ING생명 홍보 측도 공식적으로는 “노조의 일상적인 반응이며, 정 신임 사장이 앞으로 잘 이끌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상황을 무마하기에 바쁜 모습입니다.

사실 정 신임 사장의 행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도 말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작년 초까지 알리안츠생명 사장을 지냈던 그는 6월 에이스생명 사장으로 선임됐고, 7월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10월부터 ING생명 사장직에 관심을 갖고 인터뷰를 보자 “이러다가 1년만에 3곳 보험사 사장을 모두 갖게 되는 기록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습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사모펀드기 때문에 ING생명의 중장기적인 성장과 안정을 우선했기 보다는 짧은 기간에 몸값을 높일 수 있도록 영업력과 노조에 대한 견제력이 강한 인물을 선호한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정 신임 사장이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ING생명을 안정화시킬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