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개장한 스타벅스 세종청사점은 지난해 가을부터 입점 예고를 알리면서 화제가 됐었다. 총리실 맞은 편 신축 상가 1층에 스타벅스 로고가 큼지막하게 그려진 현수막이 걸린 것. 당초 한 달이면 내부공사를 끝내고 장사를 시작하지 않겠느냐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해를 넘기자 공무원들 사이에서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한낱 커피전문점에 불과한 스타벅스의 입점에 공무원들이 환호하는 것은 세종시의 열악한 인프라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게 공통된 반응. 기재부 관계자는 “청사 주변에 변변한 음식점 제대로 없을 정도로 주변이 황폐한 상황에서 그나마 제대로 된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게 어디냐”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의 한 여직원도 “멀티플렉스 같은 문화시설은 커녕 대형마트나 패밀리 레스토랑 하나 없는 세종시의 열악한 인프라때문에 우울증을 앓는 동료도 봤다”며 “그나마 스타벅스가 정신적인 위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분간 스타벅스 세종청사점은 세종시의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실제 이날 오후 3시 무렵에는 차로 약 20분 가량 떨어진 세종시 첫마을에서 ‘원정’을 온 주민들이 무단주차한 차량들로 한적하던 도로가 꽉 차기도 했다.
반면 스타벅스의 출현으로 그동안 청사내에서 스타벅스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커피를 팔아온 동원그룹 계열 S커피전문점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의 한 간부는 “청사 구내식당에서 3000원짜리 밥을 먹고 이보다 배 이상 비싼 커피를 마시는 직원들 때문에 혹시 ‘된장녀’ 논란이 벌어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