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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 '트랜스포머' 감독, 삼성 컨퍼런스에서 멘붕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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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김현석 산업부 기자) 세계 최대의 가전쇼인 미국 CES 2014. 개막 하루전인 지난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화웨이 등 수많은 참가업체가 전세계에서 온 기자들을 상대로 프레스 컨퍼런스를 가졌습니다.

프레스 컨퍼런스라고 하면 뭔가 우아할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기자들은 수천명이고, 컨퍼런스 좌석은 한정돼있다보니 입장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인텔, 퀄컴, 화웨이 컨퍼런스에 들어갈 때 20~30분씩 줄을 서야 했습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삼성전자의 컨퍼런스는 오후 2시에 시작했는데, 3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줄이 형성됐습니다. 12시에는 100미터도 넘었죠. 카페트에 주저앉아 샌드위치로 점심을 떼우는 기자들도 많았습니다.

오후 2시 드디어 삼성전자 컨퍼런스가 기자들과 블로거 등이 모여 발디딜 틈이 없는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행사장에 준비된 의자만 1000개에 이르지만 복도 등 빈 공간에도 사람들이 꽉 들어차 약 1500여명 정도가 컨퍼런스를 지켜본 것 같습니다.

많은 준비를 한 삼성 행사는 역시 훌륭했습니다. 무대 중앙에 자리잡은 가로 32m, 세로 5m의 대형 스크린은 아이맥스 영화관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플렉시블 TV와 세계 최대 용량의 냉장고 등 이번 CE쇼의 핵심 제품들은 원격제어 무궤도 이송장치(unrailed vehicle)과 리프트를 통해 무대 좌우와 아래에서 등장했습니다. 삼성측은 이번 컨퍼런스를 위해 100여명의 스텝들이 이틀 동안 무대 제작과 시스템 제어, 리허설 등까지 모든 일정을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쇼의 조명, 음향 전문가도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레 문제가 생겼습니다. 105인치 커브드 UHD TV를 소개하러나온 ‘트랜스포머’의 마이클 베이’ 감독이 30여초 만에 “아임 소리(I’m sorry)”라는 말과 함께 퇴장한 겁니다. 장내는 술렁였습니다. 해외 언론이 ‘마이클 베이가 멜트다운(Melt-down)됐다”고 보도할 만큼 큰 사고였습니다.

마이클 베이는 컨퍼런스가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명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나는 생방송 체질이 아닌 모양이다. 너무 흥분해서 프롬프터를 놓쳐버렸다. 프롬프터가 위아래로 왔다갔다해서 말을 더 잇지 못하고 무대를 내려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삼성의 곡면 105인치 UHD TV의 우수성에 대해 말하려고 했다. 나는 특정 제품에 대해 잘 이름을 빌려주지 않지만 이 제품은 정말 뛰어나다(stellar)”고 극찬하는 것으로 해프닝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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