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을 지나가다가 에스트레뉴를 살펴보면 고목나무에 매미들이 붙어 있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최근 매미들이 고목나무(에스트레뉴)에서 우수수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엔저(低)에 따른 대형 수출주 급락, 중소형주 부진 등 한국 주식시장에 불어닥친 겨울 한파에 매미들이 엄청난 손실을 냈다고 합니다. 사무실을 뺀 매미도 많다고 하네요.
강추위에 얼어 죽게 생긴 매미들에게 따뜻한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의리’를 갖춘 주인공은 장덕수 디에스투자자문 사장입니다. 독자들에겐 생소한 이름일 텐데요. 금융투자업계에서 인맥이 탄탄하기로 소문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85학번으로, 증권사 등에 근무하다가 2008년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딴 디에스투자자문을 설립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디에스투자자문의 수탁액은 120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1000억원은 장 사장 개인 돈이고 나머지 200억원은 알음알음 찾아온 개인투자자 돈이라고 합니다.
장 사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펀드매니저들이 구조조정 등으로 회사를 나와 매미가 되어 들어오면 투자금을 지원해 준다고 합니다. 주식투자 수익이 나면 돈은 천천히 갚으라고 한다네요. 당연히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매미가 있는 반면 돈을 까먹는 매미도 생긴다고 합니다. 실패해도 한 번 정도는 더 기회를 주는게 장 사장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장 사장은 리서치회사를 만들어 매미들을 직원으로 고용해 준다고 합니다. 한 투자자문업계 관계자는 “장 사장의 리서치회사에 매미들이 많이 들어갔는데 고용보험 건강보험도 보장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의리 있는 사람이란 평판이 나오면서 장 사장의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이렇게 매미들을 도우면서 장 사장은 어떤 이익을 낼까요? 들리는 말로는 매미들이 수집하는 고급 정보를 이용해 주식 종목 선정 등에 도움을 받는다고 합니다. 매미들이 스스로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 역할을 하는 거죠. 매미들도 한때는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리던 분들인지라 정보력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미들의 도움 때문일까요? 실제 장 사장이 이끄는 디에스투자자문의 수익률도 업계 넘버원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자산 100억원 이상 투자자문사의 최근 1년 일임펀드 수익률 1위는 디에스투자자문으로 39%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합니다. 장 사장이 그저 ‘자선사업’ 하는 건 아니란 생각도 드네요.
장 사장을 직접 접촉해보려고 포털 사이트에 ‘디에스투자자문’을 검색해 보니 그 흔한 홈페이지와 장 사장 사진도 없더군요. 회사에 전화해 직원과 통화를 했는데 “회사 방침이 마케팅을 안 하는 것이다. 광고 보고 찾아온 손님보단 본사에 직접 찾아와 상담을 받고 투자를 결정하는 개인고객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강 사장의 투자철학을 듣고 싶다고 했더니 “장 사장님은 언론과 인터뷰를 안 한다”고 합니다.
어찌됐든 투자자문업계의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다수의 사람들이 “장덕수 사장이 주식을 진짜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던데요. 앞으로 장 사장의 디에스투자자문이 여의도에 어떤 족적을 남길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