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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에 공문서… IT한국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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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IT과학부 기자) 지난 4일 한국경제신문 1면에 실린 <카톡에 떠다니는 ‘대한민국 정부’> 기사와 관련, 정부의 아날로그 보안 의식이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인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무원들이 쓰는 공식 이메일 시스템이 보안성을 강조한 나머지 실용성을 잃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본지 기사를 언급하며 “보안을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정작 국가의 중요한 최고 기밀문서들은 카톡이나 지메일에 둥둥 떠다니는 상황이 됐다”며 “이러느니 보안을 좀 풀어주고 정부시스템 내에서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IT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는 모르겠지만 많은 주정부, 도시 등이 구글앱스, 즉 구글클라우드를 공식 IT인프라로 채택하고 있다”며 “예산 절약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구글 시스템을 채택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본지 기사를 거론하며 “읽고 한번 생각해볼 내용”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IT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도 기사와 관련, “공무원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의견부터 “공무원용 메일을 읽으려면 별도의 내부 업무용 PC로 자리를 옮겨 확인해야 하는 등 인트라넷을 통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심정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댓글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민간 메신저를 통해 업무문서를 주고받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은 같았습니다.

카카오톡이 특별히 보안에 취약한 메신저는 아닙니다. ‘국민 메신저’라는 별명답게 보안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수준 이상의 보안 유지가 요구되는 공문서가 카카오톡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오가는 것이 과연 정상일까요?

거액의 비용을 투입하고도 정작 쓰임새는 없는 정부 전산시스템. 기사를 본 업계에서는 “한국은 IT강국이 아니라 그저 ‘인터넷이 빠른 나라’”라는 하소연이 또 한번 나왔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