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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이 가정의 날 행사를 위해 협업을 강조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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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웅 지식사회부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가정의 날 행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일 시무식(사진)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에 정시퇴근하는 ‘가정의 날’ 행사를 금요일에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 1회 일찍 퇴근하던 것을 주 2회로 늘리자는 취지입니다.

지난달 서울교육청 직원 57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평일 퇴근 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1시간 이내’라고 답한 응답자가 62%에 달했다는 설문조사를 접하고 보면 조금이라도 일찍 퇴근하는 날을 늘리겠다는 서울교육청의 정책에 공감이 갑니다.

문용린 교육감은 가정의 날을 확실히 지키기 위해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우선 수요일과 금요일에 불가피하게 야근을 해야 하는 직원은 사전에 신고하도록 하고 월간으로 점검해 야근신고가 많은 부서의 부서장을 문책하겠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야근신고가 접수되면 오후에 옆의 부서에서 협업을 통해 일을 분담해 모두가 정시퇴근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부처간 협업은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것으로 기관이기주의의 장벽을 넘자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야근을 할 상황일 때 옆의 부서가 도와줘서 일을 일찍 마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부서마다 하는 일이 다른데 협업한다고 실질적 도움이 될수 있을까요?

게다가 문책을 피하기 위해 신고를 하지 않는 사례도 늘어나리라는 게 눈에 선합니다. 지금도 정부서울청사에서는 매주 수요일 감찰관이 오후 6시 이후 사무실에 남은 공무원이 있는지 점검합니다만, 대부분 공무원들은 바깥으로 나가 다소 여유있게 저녁식사를 하고 밤 8시쯤 다시 사무실로 복귀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과의 대화를 늘리기 위해 가정의 날 행사를 확대하겠다는 서울교육청의 실험이 성공을 거뒀으면 좋겠습니다. 공무원을 포함해 대한민국 직장인들 사실 너무 불쌍하지 않나요. /redael@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2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