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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대폭 깍인 금융공기업의 반응이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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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훈 금융부 기자) 금융위원회가 지난 29일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 8개 금융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들 기관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연봉을 대폭 삭감당할 처지에 놓인 기관장들과 임원들은 ‘어떻게 이럴수가 있냐’면서도 불만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이번 예산 삭감 조치는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바로 잡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확고한 방침과 기획재정부의 기본 지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관리·감독을 맡은 금융위가 8개 기관이 제출한 ‘예산 요구액’까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데 대해 이들 기관들에선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평균 예산 삭감폭인 5.1%도 기대 보다는 과도하다는 얘기다.

한 기관의 관계자는 “기관장까지 나서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위에 의견을 전달한 터라 최소한 동결 정도로 예상한 게 사실”이라며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을 손보겠다는 청와대의 드라이브에 (금융위가) 부담을 느낀 모양”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내년 예산을 승인하면서 기관장과 임원들의 연봉을 대폭 삭감하거나 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기관장들은 해마다 성과에 따라 S-A-B-C 등으로 평가를 받는데, 평가 등급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성과급의 한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연봉을 깍겠다는 것이다.

내년엔 금감원 주택금융공사 캠코 예금보험공사의 기관장 및 임원의 성과급 한도는 기본 연봉의 100%에서 60%로 낮아진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의 경우 기관장에 대해서만 성과급 한도가 200%에서 120%로 축소된다.

이에 따라 기본 연봉이 1억8000만원 정도인 수출입은행장, 기업은행장, 산업은행장 등은 최고 등급인 S를 받으면 올해의 경우 5억4000만원 정도 받을 수 있지만, 내년엔 아무리 높은 등급을 받더라도 3억9000만원 수준으로 연봉이 줄게 된다.기본 연봉이 1억8000만원 수준인 금감원장도 성과급을 합친 연봉 최고액이 3억6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대로 대폭 깍일 전망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임원 연봉은 삭감하는 대신 국장급 연봉이 동결됨에 따라 성과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는 임원이 바로 아래인 1급 고참 국장보다 연봉이 적어지는 ‘역전현상’도 벌어질 수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예산 및 연봉 삭감에 대한 이같은 불만 기류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어쩔 수 없다.방만한 부분을 찾아서 줄이면 될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bada@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