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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채용 결산⑧) 인문학 관심…삼성 '인문계 융복합 인재'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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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희 한경 잡앤스토리 기자) 올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인문학’이 단연 이슈로 떠올랐다. 제조업 금융권 등 업종을 막론하고 기업들이 신입 채용 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인문학 서적이 연달아 베스트셀러가 됐다.

삼성은 인문대생을 위한 전형을 신설했고 포스코도 인문학과 공학을 동시에 알고 있는 인력을 선발하는 포스코 스칼러십을 도입했다. 은행권에서도 국민은행을 필두로 우리은행 등이 인문학 서적을 읽고 감상문을 쓰도록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인문대 위한 별도 전형 신설

삼성은 올 초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 전형을 통해 인문대 출신 인력을 소프트웨어 직군에 배치하기로 하고 삼성전자와 삼성SDS에서 400여 명을 선발했다. 상반기에 선발된 1기는 내년 초에 공채 54기로 정식 입사한다.

포스코는 포스코 스칼러십(POSCO Scholarship)을 통해 인문학과 공학을 함께 이수한 인재를 선발했다. 은행권에서도 우리은행이 KB국민은행에 이어 자기소개서에 인문학 서적 감상문을 적게 했다.

기업들은 인적성 검사에도 인문학을 적극 활용했다. 삼성은 하반기 인적성검사에서 소설가 최인호 씨의 작품 일부분을 제목 없이 제시하고 보기에서 최씨의 다른 작품을 고르라는 문제를 냈다. 추상화의 선구자 몬드리안의 그림과 알파벳을 연결하는 문제, 구한말 독립운동가인 김좌진과 관련된 문제도 인문적 소양을 중시한 대표적인 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처음으로 역사 에세이 영역을 시험 과목에 추가했다. 올해는 ‘고려/조선시대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과 존경하는 이유를 서술하라’거나 ‘가장 아쉬웠던 역사적 사건을 들고 자신이라면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쓰라’는 문제를 냈다.

◆기업 인사팀장 “인문학은 큰 장점 될 것"

기업들이 이처럼 인문학을 중시하는 데는 인사팀장의 의견도 한 몫을 하고 있다. GS그룹은 GS그룹은 지난 달 기존의 계열사별로 치르던 한국사 역량 평가를 전 계열사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허창수 그룹 회장의 역사관 강화 방침에 따른 것이다. GS그룹은 "올바른 역사인식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들을 선발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김종현 삼성전자 인사팀 상무는 공채 시즌이던 9월30일 한경잡앤스토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문학 전공자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상무는 "시대를 관통하는 인문학적 사고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은 인문계 출신들의 큰 장점이다. 지원기업의 기술에 인문학을 접목시켜 신제품 개발에 통찰력을 준다면 창의적 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홍철 KB국민은행 인사팀장은 9월12일 한경잡앤스토리 주최 'KB금융그룹' 잡콘서트에 참여해 “고객이 다양해지고 있다”, “다양해진 고객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게 바로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밝혔다. / tuxi0123@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