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부터 시작된 보험사의 새로운 회계연도가 내년부터는 1월에 시작됩니다. 3월 결산이 12월 결산으로 바뀌면서인데요. 이에 따라 12월에 유난히 보험사들의 조직개편과 CEO 교체가 많았습니다.
각 보험사 임직원들은 새로운 CEO의 업무 스타일과 성향을 파악하는 데 분주한 모습입니다. 임직원 뿐만이 아닙니다. 보험업계에서도 새로운 CEO들의 업무 스타일과 성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CEO의 업무 방식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그 회사의 앞으로 영업 및 경영 전략을 가늠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상위권 보험사의 CEO에는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달 초 선임된 안민수 신임 삼성화재 사장이 대표적입니다. 안 사장은 업무 처리가 꼼꼼하기로 유명합니다. 벌써부터 삼성화재 임원들이 예전에 비해 구체적이고 세밀한 사항에까지 신경을 곤두세운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그럴 것이 안 신임 사장은 ‘자산운용 전문가’입니다. 가입자들의 돈을 굴리는 업무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리스크 관리에 예민할 수밖에 없지요.
김창수 전 삼성화재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한 삼성생명도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하네요. 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은 CEO 중에서도 유난히 대중적인 친화력과 호탕함이 넘치는 성격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김창수 신임 사장은 꼭 필요한 자리가 아니면 외부 행사 등에 참여하는 걸 꺼린다고 합니다. 성격도 훨씬 섬세한 편이라 삼성생명 임원들이 빠르게 김 사장 스타일에 맞춰가고 있다고 하네요.
남재호 메리츠화재 사장 내정자에 대한 평가도 흥미롭습니다. 굉장히 공격적인 데다 추진력이 상당하다고 하네요. 벌써부터 보험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를 주목해야 한다. 인수합병(M&A)이나 영업 등에서 아마 꽤 공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다”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합니다.
‘배려의 아이콘’ ‘보험업계 호인(好人)’ 등 다양한 별명이 있는 김수봉 신임 보험개발원장은 당최 화를 안 낸다고 하네요. 뒤끝은 없지만 강영구 전 보험개발원장의 직설적인 화법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입니다. 한 보험개발원 임원이 “업무 보고 후 나름대로 칭찬 받았다고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걸 에둘러 지적한 것이라서 몹시 당황스러웠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여러 스타일의 보험사 수장이 등장한 만큼 내년 보험업계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흥미롭고 다양한 소식들이 전해져 오길 기대해 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