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2013 채용 결산⑥) 취업난에 취업전문학원 성행…원스톱 강의 ‘봇물'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이도희 한경 잡앤스토리 기자) 최근 기업들의 채용전형이 다변화되면서 올해 유독 취업전문학원의 성장세가 거셌다. 이들 학원은 기존의 자소서나 면접 특강에 이어 최근에는 어학성적, 금융자격증 등 입사에 필요한 소위 ‘스펙’ 취득용 수업도 별도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반대로 어학학원에서 취업대비반을 개설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면접과 관련이 있는 이미지컨설턴트나 스피치 강사도 면접 대비 학원을 설립하는 등 취업이 사업화로 발전하는 추세를 보였다.


◆‘스펙쌓기’부터 면접까지 원스톱 강의 ‘봇물’


올해 들어 사설학원에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원스톱’ 강의를 개설하는 흐름이 눈에 띄었다. 특히 ‘취업’을 전문으로 하는 취업전문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이들 학원은 기업 채용전형인 자소서와 인적성검사, 면접 등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 채용전형에 더해 최근에는 어학성적, 금융자격증 등 입사에 필요한 소위 ‘스펙’ 취득용 수업도 별도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기업별 인적성검사’ 참고서를 출판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A학원은 최근 보는 기업이 늘고 있는 영어회화말하기시험 강의도 모두 구비해 놓고 있었다. 서울 강남의 B학원은 최근 롤플레잉 같은 독특한 면접방식을 체험해보는 강의를 개설하고 해당 기업의 면접전형을 완벽하게 묘사해 모의로 진행했다.


실제 압박면접을 흉내 내 ‘애매한 질문 대응법’ ‘친기업 정서 파악법’같은 독특한 면접강의를 실시하는 곳도 있었다. 이들 면접을 준비하려면 약 7~8시간에 30만원 넘게 내야 한다. 직무면접 때 주로 묻는 전공이론을 정리해 판매하는 곳도 있다. 이 곳은 기업별 업황이나 연혁까지 분석해 유료로 판매하고 있었다.


◆이종업계도 앞다퉈 ‘취업시장’ 뛰어들었다


관련업계에서 취업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한 어학원은 최근 영어면접에 대비하기 위한 단기 ‘취업면접반’을 개설했다. 수강료는 월 10회에 15만원. 또 다른 어학원도 취업 관련 자회사를 만들고 면접 관련 참고서를 내 수익을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자회사를 설립해 금융자격증, 세무회계자격증 등 취업 자격증 강의도 유료로 운영하기도 했다.


면접과 관련이 있는 이미지컨설턴트나 스피치 강사도 면접 대비 학원을 설립하고 사업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들 학원은 자기소개 및 PR요령, 호감을 주는 대화 기술 등을 타이틀로 하는 강의를 개설하고 1~2시간당 10~20만원씩 받았다.


◆기업측 “취업이 돈벌이수단 되는 것 같아 씁쓸”


여기에 대해 취업준비생들은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취업을 돕는 곳인데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다. 취업전문학원에서 토익스피킹 강의를 수강하고 나오는 길이라는 대학생 A씨는 “영어강의를 왜 어학전문학원이 아닌 취업학원에서 수강하느냐”는 물음에 “영어를 준비하는 목적이 취업이기 때문에 취업과 영어를 한 곳에서 배울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기업 측 입장은 다르다.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만든 기준이 ‘돈벌이 수단’이 되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말한다. 한 대기업 인사팀장은 “학원이 이렇게까지 취업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미처 몰랐다”며 “최근 사회 흐름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면서 기업이 더 질타를 받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 tuxi0123@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