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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미친듯이 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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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한경 잡앤스토리 기자) “좋아하는 일을 먼저 발견해서 그 일을 꾸준히 오래하면 직업이 됩니다. 거기서 꿈은 다시 시작될 거라예.” “고교 2학년때 길거리 캐스팅이 내 인생을 바꾸었어요. 누구를 만나든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이소.” “직업은 생계수단이자 제게는 자부심입니다. 그런데, 이게 내일이다 생각하면 자부심이 나올 깁니더.” “일은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주는 아주 좋은 도구라예.”

꿈과 행복한 직업찾기를 위한 ‘행진콘서트(행복한 진로 콘서트)’에 온 4명의 멘토는 후배들을 위한 자신의 취업 노하우를 아낌없이 쏟아냈다. 한 멘토는 “10여명의 학생들과 차 마시며 이야기하는 자리인 줄 알았는데 500명이나 온다는 말을 듣고 밤잠을 설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17일 부산 KT정보통신센터에서 오후 2시부터 열린 행진콘서트는 시작 2시간 전부터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두 시간 동안 이어진 발길은 1,2층 1000석을 가득 채웠다.이날 행사엔 부산지역 32개 특성화고 학생 500여명과 진로담당교사들이 참석했다. 강연도중 치어리더 박기량씨의 즉석 춤에 학생들은 휘파람을 불며 환호성을 질렀다.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 부산마케팅고등학교 '슬램D 유닛'의 댄스 공연과 비보이 '스탭크루'의 공연까지 이어진 5시까지 학생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건축가 고성호 멘토
(1965년생. 부산공고,영국 런던예술대 대학원,PDM파트너스 대표)

어린시절 섬진강에서 물고기 잡고, 수영하며 자란 것이 지금 하고 있는 건축의 밑거름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는 시골에서 키우라고 주위 사람들한테 말한다. 닭장 안의 닭은 건강하지 않다. 뛰어놀며 자란 소와 우리에 갖힌 소는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어릴적 시골서 놀았던 덕분에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었다. 환경이 중요하다. 그런 습관이 쌓이면 건축 때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다.

고교 때는 꿈이 없었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은 버스에서 일어난 여학생과 스킨십 로맨스 이야기를 한다.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었는데 학교가 매번 집 근처여서 한번도 해보질 못했다. 그게 학창시절 가장 아쉬웠다. 건축은 고교 때 금속과여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고교 때 댄스 생활 하면서 드럼을 쳤다. 밤을 새워도 힘들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되었다.

꿈은 과정이 아름다워야 한다. 그래서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즐겁게 하다 보면 직업이 되고 꿈을 이루게 된다.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면 결과는 그냥 따라온다. 누구나 좋아하는 일은 한가지씩 있다. 그 일을 해라. 그리고 열정적으로 하면 그것이 경쟁력이고 성공의 지름길이다.

▶치어리더 박기량 멘토(1991년생·부산대연정보고,엔터트루커뮤니케이션 치어리더팀장)

어렸을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다. 학생기록부엔 ‘춤추는 걸 좋아함’이라고 항상 적혀 있었다.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춤출 때 만큼은 리더십을 발휘했다. 고2 때 부산 서면 시내를 걷다가 길거리 캐스팅되었다. 치어리더가 뭔지 몰랐지만 공짜로 춤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좋아 무작정 시작했다. 아버지께서 굉장히 반대하셨지만. 지금은 사람을 만나면 내 사진을 먼저 꺼내 보일 정도로 팬이 되었다.

첫 무대는 5년 전 울산 모비스 경기였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경기에 ‘응원발’이란 말이 있다. 응원이 잘 되면 팀이 이긴다. 관객보다 더 열심히 몸이 부서질 정도로 움직인다. 그리고는 항상 미소를 짓는다.

최근 모 방송의 치어리더에 대한 다큐에 나섰다. 정말 꾸밈없이 보여줬다. 부시시한 아침 ‘쌩얼’도 방영됐다. 그 영향인지 악플도 많이 줄었다. 앞으로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가 우승할 때까지 치어리더를 하고 싶다. 뭐든지 때가 있다. 10대는 도전하는 시기다. 뭐든지 하고 싶은 걸 찾아서 도전하는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선박설계사 김현식 멘
(1977년생·부산전자공고, 대우조선해양 의장설계2팀 과장)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고교시절의 근성 때문이다. 3년내내 기능부 생활 하면서 아침 6시 등교, 밤 9시 하교를 반복했다. 집안형편이 안좋았기에 오직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이를 악물었다. 아버지께서도 ‘먹고 살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하셨다. 선박설계를 하기까진 삼성중공업에 있는 작은형이 롤모델이 되었다.

설계를 위해서는 인내력도 필요하지만 꼼꼼함도 필요하다. 프로젝트마다 다르지만 보통 배 한 척을 설계하는데 2~3년이 걸린다. 이중 1년 6개월 간 설계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처음 6개월은 거의 집에 가지 못할 정도로 일을 해야 한다.

최근엔 선주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2001년에 대학에 진학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학창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 황금의 시간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공부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미친듯이 한 번 해봐라. 그럼 결과는 뒤따라온다.

▶은행원 김길라 멘토
(1973년생·부산진여상 졸업, 부산은행 인사부 과장)

1992년 고교 졸업 후 은행에 입사해 20년째 은행원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는 인사부 연수원에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직무강의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 힘들었다. 그때 회사를 그만둬야 할지 갈림길에서 상사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다. ‘다른 생각 하지 말고 일에만 집중해라’ 그 한마디가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했다.

은행은 다양한 고객에게 서비스 한다. 그렇기에 고교시절 교내 동아리,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 평가한다. 또한, 학벌보다 성실함을 본다. 성실함의 척도는 성적이다. 공부를 게을리 한 친구를 어떻게 좋게 볼 수 있겠나. 부산은행은 2011년 10명, 2012년 14명, 2013년 20명의 특성화고 학생을 뽑았다.

여기에 은행원에게 적합한 자격증을 따놓을 필요가 있다. 고3 때 ‘닥터스’란 책을 읽고 왜 진작 몰랐을까 후회했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으면 좋지만 못한다면 책을 통해 세상과 직업을 찾았으면 한다.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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