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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취급당한 게 억울한 우리아비바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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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자산운용·우리아비바생명·우리저축은행)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지난 16일 끝났습니다. 어디가 더 높은 가격을 써냈느냐를 두고 말들이 무성합니다. 어디가 인수 우위를 점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이 와중에 패키지 매각 대상 중의 한 곳인 우리아비바생명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무슨 사연이냐고요. 사실 이번 패키지 매각에서 우리아비바생명은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보험업황과 우리아비바생명의 경쟁력을 따져봤을 때 이른바 매물로서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지요. “다른 곳을 인수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우리자산운용은 패키지가 아닌 개별 인수하겠다는 인수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아비바생명은 개별 인수 희망자가 전무한 상황입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우리아비바생명의 ‘몸값’이 -2000억원이라서 인수를 해도 추가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돌았습니다. -2000억원이라는 계산은 이런 근거로 나왔습니다. 우리아비바생명의 보험금 지급여력(RBC) 비율이 낮아 인수한 즉시 유상증자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또 과거에 팔았던 보험상품의 다수가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 비율)이 높아서 보유계약의 가치가 거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아비바생명 관계자는 “아무리 매수자 입장에서 매물에 대한 디스카운트를 전략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2000억원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설명은 이렇습니다. 우리아비바생명의 순자산가치는 대략 1600억원입니다. 납입자본금에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포괄손익 등을 합친 것이지요. 통상 보험사의 기업가치 평가는 순자산가치와 보유계약가치, 신계약 가치를 합쳐서 냅니다.

-2000억원이란 수치가 나오려면 우리아비바생명이 갖고 있는 보험계약의 가치가 -3600억원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금융지주가 이번 매각을 위해 별도로 미국 컨설팅업체 타워왓슨을 통해 우리아비바생명의 기업가치를 계산해 보니 1000억원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아무리 실사 법인간 의견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1000억원과 -2000억원은 괴리가 크다는 게 우리아비바생명의 설명이죠.

RBC 비율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습니다. 비록 현재 RBC 비율이 150% 안팎이지만, 지난달 100억원어치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다 이달 200억원을 추가로 발행해 RBC 비율이 곧 180% 근처까지 오를 것이란 설명이지요.

우리금융그룹은 현재 영국 아비바그룹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최근 사석에서 만나 김병효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은 “적정가격에 대한 아비바그룹과의 생각 차이로 지분 정리가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야 말로 제대로 우리아비바생명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듣고 가격 산정이 이뤄질 수 있는 기회”라고 하더군요.

가격 후려치기와 소문이 아닌 객관적인 기업가치 분석에 근거해 우리아비바생명이 적정가격을 찾아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