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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안철수 새정치'란 사진 한 장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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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후 정치부 기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등장하는 한장의 사진(4장을 이어 붙인 것)이 국회 본회의가 열렸던 그제(10일)부터 인터넷을 달구고 있어요. 사진은 한 트위터러가 붙여 만들었고, 밑에 친절하게도 본회의 출석률까지 첨부했어요.

제목은 ‘안철수의 새정치’. ‘나홀로 회의장을 사수하는’ 안의원 사진에 대한 반응은 뜨거워요. 여러 트위터러가 재차 올린 것까지 감안하면, 수천번은 리트윗되면서 많은 호응을 얻어냈고요. 그동안 여야를 막론하고 본회의장에서 싸우고, 졸고, 문제가 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고, 고함치고, 심지어 출석하지도 않는 장면들을 많이 보여준 국회의원들이니까. 이 사진이 돋보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저 사진에서 거짓을 말하는 건 없어요. 사진도 진짜고, 출석률도 팩트예요. 근데 안 의원만이 저렇게 자리를 지켰느냐고요. 그건 아니예요.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장 회의록을 구해서 뒤져봤어요. ‘12월 본회의장’이란 제목으로 첨부된 마지막 사진은 이날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마치고 가장 마지막 순서인 5분 자유발언 시간이었어요.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이 5분자유발언에서도 마지막 차례였는데, 이를 듣고 있는 안 의원의 모습만 사진에 담겨 있네요. 옆자리는 죄다 비어있으니, 이 사진은 안 의원만이 동료 의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인상을 줘요. 그게 ‘안철수의 새정치’로 제목이 붙었고요.

그러나 이날 본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김미희 의원의 자유발언이 끝나고 산회할 때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은 안 의원을 제외하고도 서른명이 더 있다고 기록돼 있어요.

산회시 재석의원은 김경협 김미희 김민기 김선동 김성주 김승남 김용익 김춘진 김한표 남인순 문병호 문재인 민병주 박남춘 박병석 박혜자 배기운 배재정 서기호 신계륜 안철수 은수미 이노근 이상규 임내현 임수경 정성호 정진후 한명숙 홍문표 홍의락이었어요. 안 의원 말고도 여야 의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어요.

카메라가 안의원만을 찍었을 뿐이지, 렌즈의 사각지대엔 많은 다른 의원도 자리를 지켰어요. 이것이 사진이면의 ‘팩트’예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