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마침 지난 5일이 국민교육헌장 반포 45주년이었습니다. 이제는 역사 속 추억이 된 국민교육헌장이 요즘 다시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경제 비전의 큰 축인 ‘창조경제’의 뿌리가 국민교육헌장에 있다는 증권가 일각의 설명 때문입니다.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요? 국민교육헌장 전문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헌장에는 ‘창조’‘창의’라는 단어가 ‘민족’‘조국’‘애족’‘통일’같은 단어를 제치고 가장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철학자 박종홍 교수를 비롯해 당대 유명 인사들이 초안을 잡은 글인 만큼 반복되는 단어가 거의 없는데요, 유독 ‘창조’라는 표현은 복수로 보입니다.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 “우리의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하며…” 식입니다.
증권가에선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한동안 창조경제 관련주 찾기가 활발했지만 요즘 들어선 열기가 다소 식은 분위기입니다. 창조경제의 정체가 여전히 모호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올 6월 정부는 “국민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과학 기술과 ICT(정보 통신 기술)에 접목하여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산업을 강화함으로써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새로운 경제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정의하고 3대 목표, 6대 전략, 24개 추진 과제를 제시함으로써 창조경제의 윤곽을 제시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시장의 의문점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실체가 모호한 창조경제, 하지만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 구상에는 젊은 시절 국민교육헌장과 관련된 기억과 관념이 무의식적으로 각인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창조경제의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1994년 교과서에서 삭제되고 2003년 법정기념일에서 삭제된 국민교육헌장과 반포일이 다시 세인이 관심을 받게된 것이 ‘모호한' 창조경제 개념 때문이라는 것도 묘한 느낌이 들게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