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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동양'에 시달리는 기업과 신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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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영 증권부 기자) 동양그룹 사태가 벌어진지 두 달째. 시장은 여전히 그 여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업황이 좋지 않은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이전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신용등급을 매기는 신용평가사들은 과대평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신용평가사 3사는 지난 26일부터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명칭은 ‘정기검사’지만 “동양그룹 신용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보겠다”는 금감원의 발언을 통해 동양사태로 인한 ‘특별검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신평사들은 내부 기준에 따라 등급산정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사항은 없다는 반응입니다. 벌써 작년 말부터 웅진그룹 STX그룹 동양그룹 등의 부도가 이어지면서 비슷한 지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년만에 예고 없이 이뤄지는 정기검사가 부담스러워 보입니다.

신평사들은 검사만 잘 받으면 되지만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할 길이 꽉 막혔습니다. 동양 사태 이후 재무상황이 안 좋은 기업들에 대한 경계가 더 커져 돈 빌리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게다가 신평사들이 최근 업황이 부진한 해운사와 철강사 등의 신용등급을 연달아 하향 조정했습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A-’에서 ‘BBB+’로 떨어지며 A등급의 지위를 잃었습니다. 동부제철은 ‘BBB’에서 ‘BBB-’로 하향됐고, 대한전선은 ‘BB+’에서 ‘BB-’또는 ‘B+’로 두세 단계나 하락했습니다.

건설·철강·해운 등 업황 부진한 기업들은 시장의 눈길도 곱지 않고, 돈은 돈대로 빌리기 어려운 난감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동양사태 이후 얼어붙은 자금조달 시장이 내년에는 풀릴지, 더 악화될지도 불투명합니다. 이래저래 기업들에 가을부터 이른 추위가 찾아와 잔인한 겨울이 되고 있네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11.16(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