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3사는 지난 26일부터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명칭은 ‘정기검사’지만 “동양그룹 신용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보겠다”는 금감원의 발언을 통해 동양사태로 인한 ‘특별검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신평사들은 내부 기준에 따라 등급산정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사항은 없다는 반응입니다. 벌써 작년 말부터 웅진그룹 STX그룹 동양그룹 등의 부도가 이어지면서 비슷한 지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년만에 예고 없이 이뤄지는 정기검사가 부담스러워 보입니다.
신평사들은 검사만 잘 받으면 되지만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할 길이 꽉 막혔습니다. 동양 사태 이후 재무상황이 안 좋은 기업들에 대한 경계가 더 커져 돈 빌리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게다가 신평사들이 최근 업황이 부진한 해운사와 철강사 등의 신용등급을 연달아 하향 조정했습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A-’에서 ‘BBB+’로 떨어지며 A등급의 지위를 잃었습니다. 동부제철은 ‘BBB’에서 ‘BBB-’로 하향됐고, 대한전선은 ‘BB+’에서 ‘BB-’또는 ‘B+’로 두세 단계나 하락했습니다.
건설·철강·해운 등 업황 부진한 기업들은 시장의 눈길도 곱지 않고, 돈은 돈대로 빌리기 어려운 난감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동양사태 이후 얼어붙은 자금조달 시장이 내년에는 풀릴지, 더 악화될지도 불투명합니다. 이래저래 기업들에 가을부터 이른 추위가 찾아와 잔인한 겨울이 되고 있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