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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옵션 트레이더가 일하다 끌려나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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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목 국제부 기자) 모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중소 증권사에서 최근 있었던 일입니다. 거래가 한창이던 낮시간, 트레이더 한 명이 4명의 직원들에게 강제로 들려서 부서 바깥으로 끌려나가는 일이 생겼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그날따라 이 트레이더는 오전부터 매도옵션을 세게 걸고 있었는데 지수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겁니다. 손실이 계속 불어나면서 오기가 붙은 이 트레이더. “누가 이기나 보자”는 생각에 매도 포지션에 더 돈을 태웠답니다. 그런다고 시장이 마음대로 움직이나요. 어느 순간 손실은 2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파생 트레이더는 보통 연간 연봉의 2배 정도를 회사에 벌어준다고 하는데 수익은 커녕 돈을 크게 날리게 된 셈이죠.

참다 못한 팀장은 이 트레이더에게 매매를 중단하고 손절매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오기가 뻗친 이 트레이더는 팀장의 지시와 상관 없이 계속 트레이딩을 고집했고 결국은 다른 직원들에 의해 들려 나오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됐습니다. 빈 자리에는 보조 트레이더가 앉아 이미 20억대 후반까지 불어나있던 손실을 20억원으로 맞췄다고 하네요. 물론 그렇게 끌려나간 트레이더는 다시 트레이딩룸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사표를 썼습니다.

관련 이야기를 전해 준 파생 트레이더는 “요즘 이쪽 시장이 어렵다 보니 별별 일이 다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6월에는 주문 실수로 KTB투자증권이 파생 거래에서 100억원을 날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죠.

어려울 때일수록 평상심을 유지하고 무리하기보다는 실수를 줄이려 노력하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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