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남들에게 ‘엄친아’로 불리는 우수한 두 사람이 같은 아파트 위 아래에 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들도 여느 사람들처럼 비교하는 말을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흥미롭게도 이런 사례가 실제로 있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국내 포털 1,2위 업체인 네이버와 다음의 창업자가 한때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는 것부터가 묘한 인연이다. 실제 그 둘은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진흥아파트 위 아래 층에 살았다. 두 사람의 어머니끼리 먼저 친해져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다보니 비슷한 나이에 전공도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해진 의장은 1967년생이었고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다니고 있었다. 이재웅 창업자는 1968년생으로 연세대 전산학과에 입학한 상태였다.
서울대를 다니는 아들 덕에 처음에는 이해진 어머니의 어깨가 으쓱했으나 상황은 곧 바뀌게 됐다. 1995년 이재웅이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창업하고 이후 몇년간 국내 1위 인터넷포털로 승승장구하면서다. 삼성SDS를 다니던 이해진도 1999년 네이버를 창업했지만 다음, 야후코리아, 라이코스 등에 밀려 한참 뒤쳐져 있었다. 게다가 이재웅 창업자가 2001년 당시 최고의 인기였던 황현정 KBS 아나운서와 결혼하면서 그의 어머니는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어머니간의 희비는 또 엇갈리게 됐다. 2002년 네이버가 ‘지식인’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다음을 따라잡기 시작했고 지금은 국내 인터넷검색 시장의 70%를 자치하며 명실상부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이 됐다. 그동안 회사 주가의 격차도 벌어져 이 의장의 네이버 지분은 4.64%에 불과하지만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655억원(28일 기준)에 달한다.
그에 반해 이재웅 창업자는 다음의 지분 14.60%를 갖고 있지만 1679억원에 그치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