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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사 박물관'이 매긴 남북의 언론자유 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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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영 정치부 기자)

최근 한·미동맹 60주년을 기념해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워싱턴과 뉴욕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출장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일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워싱턴D.C에 있는 ‘뉴지엄(NEWSIUM)’이라는 언론사 박물관 방문이었습니다.

뉴지엄은 세계 언론의 발전사를 소개한 곳으로, 건물 외벽에는‘의회는 표현의 자유,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떠한 법률도 제정할 수 없다’는 문구가 새겨져있습니다. 미국의 자랑인 수정헌법 1조 문구로, 뉴지엄의 기본 정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지요. 2차세계대전 당시의 호외, 2001년 9·11 테러 당시 세계 각국 신문의 1면 등 세계 언론 역사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 잘 마련돼있습니다. 한경+ 독자여러분도 기회가 닿으시면 한번 방문하시길 권해봅니다.

여기서 재밌었던 곳 가운데 하나는 세계 각국의 언론자유 정도를 소개한 섹션이었습니다. 특히 남북이 각 분야의 대표국으로 소개돼 눈길을 끕니다.

전 세계 지도를 초록, 노랑, 빨강 세가지 색깔로 칠해두었는데요. 이는 언론의 자유 정도에 따라 구분된 것이니다. 초록은 언론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된 곳, 노랑은 부분적으로 제한, 빨강은 언론이 통제된 곳이라는 뜻입니다.

북한은 투르크메니스탄과 함께 ‘최악의 언론통제국’으로 분류돼있습니다. 뉴지엄 측은 프리덤하우스를 인용해 북한과 투르크메니스탄 모두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되고 있으며 언론에 대한 압박이 가해진다고 소개했습니다. 인터넷 접근이 제한적이고 온라인상의 콘첸츠 역시 엄격하게 규제된다는 것 역시 이유로 거론됐습니다. 뉴지엄 측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현지지도하는 사진을 전면에 걸어 북한의 언론자유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은 일반인의 인터넷 접근이 제한돼있는 몇 안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근 정보과학기술(IT)이 발달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자체 생산한 태블릿PC를 선전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삼지연’이라는 이 태블릿PC는 인터넷 접속이 안된다는 결정적인 맹점이 있습니다. 북한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볼 수 있겠지요.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은 안타깝게도 ‘부분적 자유국’에 해당합니다. 100점 만점에 31점, 자유국 분류 기준이 0~30점이라는걸 감안하면 턱걸이로 ‘자유국’을 놓친 셈이라 조금 억울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뉴지엄 측은 한국에 대해 따로 공간을 할애해 그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뉴지움측은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검열시도가 이어지고 1948년 국가보안법이 마련된 이후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북한 매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띕니다. 뉴지움 측은 한국이 헌법상 언론의 자유를 명기하고 있고 현실에서도 상당히 잘 이루어지고 있지만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이후 표현의 자유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소개했습니다.

(‘noticeable decline in freedom of expression since the inauguration of President Lee Myoung-Bak in 2008)

/delinews@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2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