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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만에 발매된 비틀스 라이브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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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문화부 기자) ‘팝 음악’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뮤지션을 꼽으라면 누구를 꼽으시겠습니까? 많은 이름이 머릿 속을 스쳐가겠지만 저는 결국 비틀스를 맨 앞에 놓게 될 것 같습니다. 비틀스의 영향을 받은 뮤지션들이 많은 것은 둘째 치고 이들 만큼 멋진 음악을 들려주는 팀도 없기 때문입니다.

비틀스는 음악사에서 ‘불멸의 이름’을 얻었지만 이들이 실제 활동한 기간은 길지 않습니다. 1962년 영국 리버풀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1969년 소속 레코드사인 애플의 옥상에서 마지막 공연을 펼친 뒤 이듬해 해체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8년이란 시간 동안 이들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곡을 20곡이나 남겼습니다.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았습니다.

비틀스가 남긴 수많은 명곡 덕분에 작곡 능력에 비해 이들의 가창력과 연주력은 많이 거론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데뷔 초반인 1964~65년 영국 BBC에서 270회가 넘는 라이브를 선보일 정도로 공연에 강한 팀이었습니다. 18일 유니버설뮤직이 발매한 ‘온 에어-라이브 앳 더 BBC 볼륨2(On Air-Live At The BBC Volume 2)’는 이들의 라이브 실력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음반입니다.

1994년 전작인 ‘더 비틀스 라이브 앳 더 BBC(On Air-Live At The BBC)’ 이후 19년 만에 나온 앨범입니다. 1960년대 BBC에서 부른 라이브 음원 40개와 23개의 스튜디오 대화가 담겼습니다. 전작에도 참여한 라디오 프로듀서 케빈 홀렛이 다시 프로듀싱을 맡아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으로 음질을 끌어올렸다고 하네요. CD 2장짜리와 LP 3장짜리 버전으로 각각 발매됐습니다.

이번 앨범의 특징 중 하나는 다른 뮤지션의 곡을 부른 ‘커버곡’이 많다는 점입니다. 미국 가수 척 베리의 ‘아임 토킹 어바웃 유(I’m Talking About You)’와 미국 작곡가 스테판 포스터의 ‘뷰티풀 드리머(Beautiful Dreamer)’, 미국 가수 버디 홀리의 ‘워즈 오브 러브(Words of Love)’, 그룹 ‘마블레츠’의 ‘플리스 미스터 포스트맨(Please Mr.Postman)’ 등을 비틀스가 불렀습니다. 비틀스 첫 앨범 ‘플리스 플리스 미(Please Please Me)’의 첫 트랙인 ‘아이 소 허 스탠딩 데어(I Saw Her Standing There)’ 등 자신들의 곡도 절반 정도 들어있고요.

유니버설뮤직은 이 음반을 발매하면서 이례적으로 음반 감상회를 열었습니다. 18일 서울 이태원동에서 열린 감상회에서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초기 비틀스의 정체성이 잘 포착돼 있다는 게 이 앨범의 핵심”이라며 “천재이기 전에 청년인 비틀스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방송이기 때문에 리허설 등에도 시간 제약이 많았을 텐데도 이 정도의 연주와 보컬이 나온 것은 고도의 정신과 집중된 에너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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