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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닝에 넘긴 삼성코닝은 '외계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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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산업부 기자) ‘삼성코닝정밀소재’란 회사를 아십니까? 삼성그룹이 지난달 말 합작사였던 미국 코닝에 완전히 매각키로 하면서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곳인데요. 제품이 LCD(액정표시장치) 기판유리로, 철저한 B2B 회사여서 일반인에게는 좀 생소합니다.

그러나 이 회사를 아는 사람들은 다들 혀를 내두릅니다. ‘희안한’ 회사이기 때문인데요. 먼저 이 회사는 이익률에서 세계 최고입니다. 지난 2010년 매출 5조6159억원, 순이익 3조3994억원이란 실적을 내서 순이익률 60.5%를 기록했었습니다. 땅파서 석유를 파내는 엑손모빌, 로열더치쉘, 셰브론등도 이익률 60%는 턱도 없습니다.

물론 2011년부터 불어닥친 LCD 불황으로 실적이 줄어 지난해엔 매출 3조2452억원, 순익 1조3551억원에 머물렀지만 이 것도 참 대단한 숫자죠.

이렇게 엄청난 회사지만, 고객은 ‘딱’ 두명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그 두 회사가 모든 제품을 가져갑니다. 그외엔 고객이 더 없습니다. 이는 코닝과 합작해 회사를 만들 때 수출을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중국 등에선 코닝 자회사가 유리를 팔고 있어서죠. 딱 두 개 고객사가 한 해 매출을 5조씩 일으켜주는 겁니다.

여기에 주주도 세 명에 불과합니다. △미국 코닝(지분율 50%) △삼성디스플레이(43%)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7.32%)이 주주입니다. 0%대의 우리 사주가 조금 있긴 하지만, 종업원 4500명의 큰 회사치고는 매우 적은 수죠.

이런 회사가 또 다른 면에서 유명해졌습니다. 4200명 직원들이 내년부터 ‘삼성’ 브랜드를 떼는 데 대한 위로금으로 1인당 5억원을 요구하고 있어서인데요. 과거 하이닉스나 하이마트, 코웨이 등의 매각 사례를 봤을 때 50~100배에 달하는 액수입니다. 실제 이 만큼 돈을 줄 경우 무려 2조원이 넘는 돈이 나갑니다.

이 회사는 참 여러모로 지구에 있는 회사가 아니라 ‘외계회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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