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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4위 블랙야크 "네파보다는 더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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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동욱 증권부 기자) 아웃도어 업체 네파가 경영권을 매각한 데 이어 블랙야크도 사모펀드(PEF)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제 논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고 합니다. 브랜드 간 자존심 경쟁입니다.

블랙야크는 창업자인 강태선 회장이 회사 지분 84.96%를 들고 있습니다. 강 회장이 보유 지분 5%를 팔고, 회사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5% 가량 발행하는 구조가 논의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대투증권 PE본부와 스탠다드차타드PE(SC PE)가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이들은 공히 지분 10% 매각 가격을 10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회사 현금 흐름과 성장성, 브랜드 가치 등 재무적 가치를 따져본 결과입니다. 김형섭 네파 대표가 올해초 1조1120억원(지분 100% 기준)에 네파 경영권을 MBK파트너스에게 매각한 했다는 점도 반영됐습니다. 블랙야크와 네파는 아웃도어업계 4, 5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블랙야크의 지분 10%엔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으니 1000억원 정도로 거래되는 게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강 회장 측은 네파보다 무조건 더 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아웃도어 업계 4위의 자존심을 세워 달라는 겁니다. 그래서 10% 지분 가격은 1200억원이 되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네파(1120억원)보다 높아야 한다는 것이죠. 대신 강 회장이 직접 PEF의 자금 회수을 책임지겠다고 합니다. 기업공개(IPO)가 안될 경우 풋옵션을 주겠다는 의미입니다.

IB 관계자는 “블랙야크가 외부에서 자금을 유치받으려는 이유도 자존심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연 매출이 5000억원을 웃도는 블랙야크에게 1000억원 안팎의 자금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 중 회사 내부에 쌓아놓은 미처분 이익잉여금도 연간 700억원 이상씩 불어나고 있습니다.

부채비율 역시 70% 수준에 불과합니다.

블랙야크 자금 유치와 관련된 딜이 어떻게 끝날지 지켜 볼 일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12.1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