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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의원 '스터디그룹'이 과연 공부모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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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중진 의원 ‘공부모임’ 잇따라 출범, 이슈선점 경쟁

(추가영 정치부 기자) 기자들은 의원 주도의 ‘스터디그룹(study group)’에 가면 습관처럼 누가 얼굴을 비췄고, 몇명이나 참석했는지 등을 확인한다. 차기 대표 등 당내경쟁 구도의 윤곽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들 모임은 저마다 ‘열공’을 내세우지만, 존재 이유는 단언컨데 ‘세(勢)’ 결집이다. 내년 전당대회와 지방선거 등 ‘빅이벤트’를 앞두고 이런 류의 모임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삶의 질, 국가경쟁력, 통일 등 거시적인 연구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초당적 형태를 취하거나 간사체제로 운영하는 등 정치적 속내를 감추기 위해 애쓰는 척한다. 하지만 모임의 구심점을 은근히 드러내는 ‘홍보전략’을 쓴다.

‘무대(무성대장)’로 불리는 최고 실세 김무성 의원이 선두주자다. 그는 의원들의 ‘공부모임’을 주도하며 차기 당권을 향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출범한 ‘퓨처라이프 포럼’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 대처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야당 의원(원혜영, 심상정)들까지 참여시키고 있다. 초당적 형태의 모임엔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그가 지난 9월 출범시킨 ‘근현대사 역사교실’도 중량감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한 당내모임으로 꼽힌다. 아침 일찍 열리는 모임엔 그와 악수를 하려는 현역의원 100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김 의원은 ‘공부모임’의 목적을 강조하면서도 우편향적 역사관과 초청연사로 논란을 자초했다. 보수층 결집을 위해 다분히 의도된 행동이란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무대’ 독주를 견제하려는 친박(친박근혜)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는 18일에는 유기준 최고위원·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 등 친박계 핵심을 중심으로 김영우·김희정·주호영·김기현 의원 등 친이계, 충청권 지분을 쥐고 있는 이완구 의원 등이 주도한 ‘국가경쟁력강화모임’이 첫 세미나를 연다.

모임에 참여한 한 의원은 “김무성 의원은 너무 ‘견적’이 커서 처음부터 참여 대상이 아니었다”며 “모임 운영 역시 누군가에게 힘이 쏠리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6개 분과 간사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에 재입당한 이인제 의원(6선)은 최근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을 통해 차기 당권주자로서 끈질긴(?) 행보를 다시 시작했다. 5선의 남경필 의원은 ‘대한민국 국가 모델 연구모임’을 가동, 최근 “정년 70세 상향 조정” 등의 이슈를 추가했다. /gychu@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