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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기관 임금 인상률 놓고 손해보험업계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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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손해보험협회·화재보험협회·보험연수원 등 손해보험 유관기관들이 임금 인상률을 놓고 손해보험사들과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손해보험사들이 업계 평균 인상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손해보험 유관기관의 임금 인상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해서 인데요. 상황은 이렇습니다.

최근 손해보험사 기획부장단 회의에서 손해보험협회와 화재보험협회, 보험연수원 등 유관기관에 2013년 임금 인상률로 1~2%가 적정하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손해보험협회와 화재보험협회, 보험연수원은 올 7월부터 2013년 임금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임단협)을 진행 중입니다. 올 4월부터 소급 적용해 내년 3월까지 적용되는 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지요.

손해보험사들은 이미 2013년 임단협을 마친 상태입니다.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는 약 3%, 악사다이렉트 5%, LIG손해보험 3%, SGI서울보증 2.5%, 코리안리재보험 3.2% 수준으로 손해보험업계 평균 3~4% 수준에서 임금 인상률이 결정됐습니다. 손해보험협회, 회재보험협회, 보험연수원 노동조합은 최고 5%대 후반에서 최저 업계 평균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획부장단이 제시한 가이드라인과는 차이가 크죠?

한 유관기관 관계자는 “2010년부터 손해보험사들이 유관기관의 임금 인상률을 공식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며 “임금 협상은 유관기관 사측과 노조가 협상을 통해 합의해야 하는 문제인데 손해보험사들이 기획부장단 회의라는 집단 행동을 통해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이 관계자는 “매년 업계 평균 인상률을 훨씬 밑도는 수준의 낮은 임금 인상률을 제시하고 있지만 유관기관이 손해보험사들이 낸 회비로 운영되고 있어 큰 반발 없이 따른 측면이 있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실제 2010년 임단협 결과를 보면 LIG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 등 대부분 손해보험사들은 5~7% 수준으로 임금 인상률을 정했습니다. 손해보험협회와 화재보험협회는 각각 3.8%, 3.7%를, 보험연수원은 5.5%를 인상했습니다. 2011년과 2012년에도 업계 평균에 비해 1~2%포인트 가량 낮게 유관기관의 임금 인상률이 결정됐습니다.

“그 동안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통과 어려움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참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게 유관기관 관계자들의 목소리입니다.

또 다른 유관기관 관계자는 “손해보험사 기획부장단 회의에서 제시된 가이드라인이 법적인 효력은 없지만 암묵적으로 갑을 관계가 형성돼 있어 유관기관 사측이 별 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손해보험사들의 개입으로 유관기간의 정상적인 노사 임금 교섭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에도 유관기관들이 손해보험사들의 입장을 수용할지, 끝까지 반발해 업계 평균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쟁취’해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5.03.14(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