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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서에 멍드는 기아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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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최성국 지식사회부 기자)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구단이 요즘 살얼음판 분위기입니다. 시즌 중반만 해도 강력한 우승후보였다가 8위까지 추락했으니 화기애애, 희희낙락할 순 없을 겁니다. 단장이 교체되는 등 프런트가 개편됐는 데도 직원들은 여전히 잔뜩 움츠러들어 있습니다.

‘투서’라는 고질병이 다시 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윤기두 운영총괄부장이 출처불명의 투서 때문에 30여년 동안 정들었던 직장을 떠났습니다. 올 초 선수로 입단한 아들과 조카 문제로 말이죠. 입단 과정에서 직위를 이용해 부당한 압력을 넣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들의 입단은 오히려 ‘스카우트 성공사례’였다는 게 주변의 평가입니다. 구단에서도 이들의 실력과 자질을 인정해 입단교섭에 적극 나섰다는 후문입니다.

상근자문역으로 물러난 김조호 단장도 악의적인 투서가 이어지면서 결국 낙마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KIA타이거즈의 투서는 비단 이번 뿐이 아닙니다. 인사철이면 어김없이 횡행했습니다. 오죽하면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도 “해도 너무한다”며 고개를 젓겠습니까?

투서는 ‘나갈 사람’의 자리를 노리는 사람들의 소행으로 추정을 하지만 누가 했는지에 대해선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내용은 그럴 듯 하지만 사실과 거리가 먼 내용들이 대부분이라네요. 직원들은 투서 때문에 업무와 관련된 사람까지도 만나기를 꺼리고 있답니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며 복지부동하고 있는 겁니다. 투서의 출처가 불분명하다 보니 서로를 의심하게 되면서 직장내 불신풍조도 만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올해의 부진을 만회할 내년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까요? 뒤에서 남을 헐뜯는 잘못된 양식도 문제지만 익명의 투서에는 미동조차 하지 않는 구단의 자세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투서문화가 더 이상 발붙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5.02.01(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