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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판 통진당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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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선 국제부 기자) 그리스에선 최근 네오나치 성향의 극우 ‘황금새벽당’이 정계의 핫 이슈다. 그리스 의회는 22일(현지시간) 황금새벽당에 국고보조금 지원을 끊기로 결정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그리스의 한 트럭운전사는 지난 9월 파블로스 피사스(일명 킬라-피)라는 반(反) 파시스트 성향 래퍼를 살해했다. 그리고 자신이 황금새벽당 당원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리스 검찰은 황금새벽당이 범죄조직을 운영하고 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황금새벽당은 자신들이 당 외의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살인 피의자와의 연계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들은 친 나치 정당이 아니라고까지 하고 있다.(황금새벽당의 문양은 나치 문양과 매우 흡사하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리스 의회의 조치다. 그리스 의회는 사건 직후 투표를 통해 황금새벽당 대표와 소속 의원 2명의 면책특권을 박탈했다. 그리스 검찰은 일차 조사를 했고, 곧 석방했다. 곧 다시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이어 국고보조금 지원까지 끊어버린 것이다. 아직 ‘혐의’단계임에도 그리스 의회의 각종 조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날 투표에서 의원들은 정원 300명 중 235명이 참가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사건의 종류와 경중은 다르지만 그리스의 황금새벽당 사태는 한국의 통합진보당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 의회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한 명에 대해서만 체포를 승인했다. 당 보조금도 여전히 지급되고 있다.

의원의 범죄 혐의를 놓고 두 나라 국회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성숙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두 국가의 자세 중 어떤 것이 나은지는 생각해 볼 만한 문제다. /inklings@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3.14(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