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각 증권사 주식 전문가들의 ‘말 바꾸기’는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지난달 말만 해도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10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1950~2050 선에서 왔다갔다 할 것으로 봤습니다. 당시 주가가 1990~2010에 머물던 때였지요. 당시 주가의 거의 중간값을 ‘전문가 예측치’로 제시했던 겁니다. 다만 다소 비관적인 전망에 무게가 실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주가가 2050마저 돌파하자 다른 얘기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장밋빛이 많아졌지요. 한 대형 증권사는 코스피가 연내 2300까지 갈 것이라고 과감하게 주장하더군요. 그 근거로는 미국과 유럽 경제가 회복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이 ‘근거’가 몇 달 전과 별로 달라진 게 없는 데도 말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은 개별 종목의 실적전망치 추정 때도 수 차례 체면을 구겼습니다. 이달 초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9조8700억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증권사 컨센서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0조1000억원이었죠. 이 회사의 분기 이익이 10조원을 넘느냐, 못넘느냐가 관심이던 때였습니다.
주식 시장을 꾸준히 지켜봐 온 애널리스트 등 지인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시장전망 다 맞추면 점쟁이지, 애널리스트 하겠어요?”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주가예측을 족집게처럼 잘하면 다 부자됐게요?” “저평가된 일부 종목을 고르는 건 몰라도 코스피지수 등 시장 자체를 전망하는 건 사실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대외 변수가 워낙 많거든요.” 등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결국 시장 전망은 매우 어렵고 또 자주 틀릴 수밖에 없지만, 고객확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수 예측치를 내놓는다는 겁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경험으로 알고 있겠지만, 증시 전문가들의 지수 예측에 대해선 그냥 참고만 하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