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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어당팔'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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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금융부 기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지난 17~18일 이틀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국정감사 자리에 증인으로 불려나와 섰습니다. ‘읍소’ 전략을 쓰려고 작심했는지 시종일관 두 손을 모으고, 눈을 바닥에 두고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었습니다.

지난 18일 금감원 국감장에서 최수현 금감원장의 위증 논란으로 잠시 감사가 정회된 사이 그는 금감원 9층 발코니에 나와 잠시 바람을 쐬었습니다. 테이블 하나를 홀로 차지하고 앉아서 생각에 잠긴 듯 했습니다. 음료수는 사과주스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홀로 앉은 그의 뒷편에 남자 서너명이 오갔습니다. 현 회장을 혹시 위해할지 모르는 이들로부터 지키기 위한 경호원으로 짐작되는 인물들이었습니다. 같이 증인으로 섰던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 이승국 전 동양증권 사장 등과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가 평범한 기업인이 아니라 재벌 총수라는 것이 새삼 느껴졌지요.

잠시 앉아 있다가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발코니 끝으로 갔습니다. 뒷짐을 지고 바람을 맞는데, 글쎄, 그 뒷모습이 참으로 착잡해 보였습니다. 이렇게 될 줄 그는 정말 몰랐을까요.

국감장에서 그는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면서도 아무 것도 몰랐다는 입장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CP가 어떻게 팔려나가는지 몰랐고, 불완전판매도 몰랐고….

진짜로 몰랐을 지도 모릅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가 그러더군요. “재벌 총수가 의외로 잘 모른다”고. “아랫사람들이 총수에게 그렇게 자세하게 보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한데 그가 그렇게 어리숙한 총수가 아니라는 얘기도 적지 않습니다. 또 다른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그를 ‘어당팔’이라고 하더군요. ‘어리숙해 보이지만 당수가 팔(8)단’이라는 겁니다.

겉보기에는 띄엄띄엄해 보여도 속으로는 이것저것 다 따지고 있단 얘기지요. 어느 쪽이 맞을 지는 검찰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습니다.

오늘의 신문 - 2025.01.31(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