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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컬'을 아세요? ... 영화 '친구'가 '무비컬'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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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형 문화부 기자) 또 하나의 창작 ‘무비컬(무비+뮤지컬)’이 내달말 부산에서 공개됩니다. “마이 묵으따 아이가.고마해라.”란 극중 동수의 대사가 두고두고 회자된 2001년 개봉 영화 ‘친구’가 뮤지컬로 만들어집니다.

재단법인 영화의전당과 뮤지컬제작사 비오엠코리아가 손잡고 만드는 뮤지컬 ‘친구’가 내달 29일 부산의 복합문화공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개막합니다.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 제작 소식이 알려질 때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8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을 뮤지컬로 만드는 그 자체만도 화제를 모을 만한데다 부산국제영화제 개·폐회식이 열리는 영화의전당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제작하는 첫 공연이라는 점에서였죠. 원작 영화의 극본을 쓰고 직접 연출한 곽경택 감독이 예술감독을 맡아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당초 지난 7월말 개막 예정이었으나 ‘친구’를 이끌어 갈 ‘4명의 친구들’의 캐스팅이 난항을 겪으면서 11월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래 제작 여건이 열악하고 흥행이 불투명한 창작뮤지컬은 지명도 높은 배우들을 캐스팅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제작사는 극의 내실을 다지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이유로 들었지만요. 어찌됐든 개막을 50여일 앞두고 주요 배역 캐스팅을 발표했습니다.

영화에서 장동건이 맡았던 동수 역에 부산 출신의 배우 안재모와 뮤지컬 배우 조형균이 더블 캐스팅됐고, 유오성이 맡았던 준석 역에는 김찬호, 상택 역은 김지훈, 중호 역에는 권민수가 각각 뽑혔습니다. 만인의 뮤즈 진숙 역에는 조윤영이 캐스팅됐습니다.

드라마 ‘무인시대’에서 김두한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안재모를 제외하고는 신인급이죠. 안재모도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합니다. 캐스팅 면에서는 뮤지컬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입니다.

무비컬은 말 그대로 영화(movie)와 뮤지컬의 합성어입니다. 인기를 끈 원작 영화를 가져와 뮤지컬화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무비컬 제작이 붐입니다. ‘라이언킹’‘시스터 액트’ ‘빌리 엘리어트’ 등이 대표작이고 ‘보디 가드’도 지난해말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로 공연됐죠.

내달 24일 국내 초연되는 ‘고스트’도 국내에서는 ‘사랑과 영혼’이란 제목으로 개봉된 영화가 원작입니다. 국내에서도 ‘서편제’‘싱글즈’‘라디오스타’‘번지점프를 하다’‘완득이’ 등 유명 영화가 뮤지컬로 선보였습니다.

무비컬은 대중성이 검증된 콘텐츠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 투자 유치나 마케팅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무대예술만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팬들의 실망이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국산 무비컬 중 작품성이나 흥행성에서 원작을 능가하는 작품이 드물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뮤지컬 ‘친구’도 이런 점에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립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커지기 마련이니까요. 이번 작품은 이다윗이 대본을 쓰고 박윤영이 작곡했습니다.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활동하는 차태호가 연출하고 변희석이 음악감독을 맡았습니다.

제작사 측은 지역정서를 뛰어넘는 섬세한 스토리텔링으로 작품의 설득력을 높이고, 원작인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준석과 동수의 대립 이면에 있는 이야기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화를 능가하는 질펀한 부산 사투리 대사도 구사한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내년 1월12일까지 총 52회 부산에서 공연합니다.

부산 초연의 성과에 달려있습니다만 제작사는 서울과 일본 공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원작을 능가하는 창작 무비컬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의 신문 - 2024.05.17(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