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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위기 와중에도 실세 김철에 일감몰아주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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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부 안대규 기자) 동양그룹이 자금난에 허덕이는 와중에도 그룹 ‘실세’로 알려진 김철 동양네트웍스 사장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철 사장은 동양그룹의 오너인 이혜경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며, 그룹의 인사와 구조조정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이라눈 소문이 무성합니다.

동양증권은 2010년부터 2012년초까지 2년여에 걸쳐 서울 을지로 본사 건물 전체와 전체 지점에 대해 리모델링을 실시합니다. 본사 건물은 15층 전 층에 대해, 동양증권 전체 160여개 지점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인테리어를 바꾸는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이 전체 공사를 모두 동양그룹의 소모성 자재구매대행(MRO) 업체 미러스가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동양증권 직원들은 당시 공사를 맡은 미러스가 가격을 과도하게 비싸게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동양증권 모 지점장은 “1억원을 받아도 될 정도의 인테리어 공사비를 3억원을 받아갔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지점장도 ”경쟁입찰로 인테리어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데, 굳이 수의계약으로 비싸게 계약을 해서 돈을 받아갔다“고 밝혔습니다.

동양증권 임직원들은 인테리어 공사비 상당부분의 차익이 내부거래를 통해 계열사 미러스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12년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2013년 상반기까지 2조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동양증권은 그룹과 증권업계가 어려운 가운데, 굳이 인테리어 공사를 대다수 지점에 대해 지시한 동양그룹측에 “미러스를 밀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에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미러스가 챙긴 돈은 비단 인테리어 공사비 뿐만 아니라 나머지 다른 기자재 구매 관련해서도 계열사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동양그룹 계열사 한 관계자는 “그룹의 지시로 추석 등 명절이면 일괄적으로 미러스에서 갈비, 와인 등을 비싼값에 구매했고, 복사용지, 사무용품, 골프용픔도 모두 미러스에서 구매를 대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미러스는 2010년부터 동양레저와 여러차례 골프장비 관련 동일인등출자계열회사와의상품·용역거래 공시를 했습니다. 하지만 동양증권의 경우 자본금 대비해 미러스의 거래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아 규정상 공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동양그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고, 공정거래법상 일정수준 이상의 내부거래가 제한돼 있는 데도 미러스를 통해 상당한 내무거래를 진행한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삼성, LG 등 다른 대기업이 아이마켓코리아, 서브원 등을 매각하면서 ‘일감 몰아주기’를 줄이는 가운데 동양그룹은 반대로 미러스를 통한 거래를 늘려왔기 때문입니다.

미러스는 2010년 매출 296억원에서 2011년 매출 2575억원으로 급성장했습니다. 2011년 11월엔 동양그룹 현 회장의 네 자녀를 상대로 유상증자도 진행했습니다. 동양그룹은 2012년 7월 IT서비스기업인 동양시스템즈와 미러스를 합쳐 동양네트웍스를 출범했습니다.

한편 2010년 5월 이혜경 부회장이 세운 미러스(MIRUS)는 김철 사장이 해성처럼 등장해 대표를 맡아왔습니다.

김철 사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중퇴한 뒤 인테리어와 소규모 주식 관련 컨설팅·유통 분야 등에서 일하다 이 부회장의 발탁으로 동양그룹에 합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양그룹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철 사장은 그룹보다는 이혜경 부사장을 위해 여러가지 일들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열사들로부터 끌어모은 자금이 어디로 흘러들어갔는 지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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