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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분 어떻게 되나…라인야후 사장 드디어 입 연다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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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콘퍼런스콜서 언급 가능성
소프트뱅크는 9일 실적 발표
日 수습 분위기도…외교문제 비화 부담


일본 총무성으로부터 ‘한국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받은 라인야후가 8일 실적발표를 한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사장이 콘퍼런스콜에서 지분 정리 방향이나 네이버와의 관계를 언급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 지분정리 언급하나
라인야후는 이날 오후 3시께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실적을 발표한다. 오후 5시부터는 이데자와 사장이 실적 콘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이데자와 사장은 2013년 라인에 합류한 뒤 2014년 4월부터 라인 대표에 올랐다. 라인과 야후재팬이 경영 통합을 한 뒤에도 대표를 맡고 있다.

업계에선 이데자와 사장의 발언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행정지도를 한 뒤 이데자와 사장이 처음 공식석상에 나오는 것이어서다. 라인야후는 지난달 16일 공식 홈페이지에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행정지도를 받았고, 관련 대처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사과문을 올린 것 외에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지난 3일 네이버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자본 지배력을 줄이라고 요구하는 행정지도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이지만 이것을 따를지 말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사안과 관련해 내놓은 첫 공식 입장이다. 그는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할 문제로 정리하고, 내부적으로 (대응 관련)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추후 정확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데자와 사장이 구체적인 논의 방향을 언급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 대표도 ‘아직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한만큼 며칠 새 논의에 큰 진전이 있진 않았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4일 “총무성이 행정지도한 시스템 분리 등에 대한 새로운 대책에 대한 언급 가능성은 있지만 자본 관계는 한정적 설명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프트뱅크 움직임도 주시
9일 소프트뱅크 실적 발표에서도 라인야후 관련 내용이 다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라인야후의 최대 주주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설립한 A홀딩스(지분율 64.5%)다. 일본 현지 언론은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에 A홀딩스의 주식 매각을 요청하고, 이를 협의 중이라고 여러 차례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네이버는 소프트뱅크가 출자 비율을 높이려 나서는 데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벌어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빌미가 됐다. 지난달 16일에는 라인야후가 마련한 사고 재발 방지책이 불충분하다며 2차 행정지도를 발표했다. 통상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정부가 해당 기업에 보완 조치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번처럼 지분 정리까지 요구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한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차별인 동시에 양국 투자 기업에 대해 서로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기로 규정한 ‘한·일 투자협정’(2003년)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논란이 양국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일본 정부가 수습에 나서면서 ‘태세 전환’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총무성의 행정지도 내용은 안전 관리 강화와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 등의 조치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지도의 주요 목적이 기업의 지분 조정을 압박하는 게 아닌 ‘보안 조치 강화’에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도 외교 문제로 일이 커지는 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추후 외국 기업의 일본 투자 유치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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