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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막판에 사면 안된다?"…ETF, 제 값주고 사는 법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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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제 값 주고 사는 법

증시 마감 10분전부터는
LP의 호가제출의무 없어
ETF 비싼 가격에 사게될수도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는 바로 써먹는 실전 재테크 팁을 전합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유튜브 채널 '주코노미'에서 미리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내가 어떤 상장지수펀드(ETF)를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하루중에 언제 사시나요? 개장을 기다렸다가 개장하자 마자? 아니면 마음이 조금 여유로운 점심시간에? 아니면 뭣 좀 하다보니 아차 깜빡하고 장 막판에? 저는 주식이나 ETF를 거래해야겠다고 마음먹고는 꼭 장 막판에 생각이 나더라고요. 하지만 저같은 성향을 가진 분들이라도 ETF를 매매하실땐 장 막판에는 거래하지 않는걸 추천해드립니다. 장 마감 10분전부터 거래하면 ETF의 원래 가치보다 더 비싼돈을 주고 ETF를 사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ETF의 진짜 가치를 알아보자
ETF를 원래보타 더 비싸게 주고 사다니. ETF의 원래 가치가 있고 내가 사는 가격은 또 따로 있는것인가? 라고 생각하셨죠. 맞습니다. ETF는 여러가지 주식을 모아둔 것이죠. 그러니까 각 주식의 가격을 더한 게 ETF의 적정 가치가 될 겁니다. 그런데 ETF도 펀드다보니 운용보수를 뗍니다. 예를들어 ETF의 운용보수가 1%라면 이걸 주식 거래일수로 나눠서 매일매일 조금씩 가져가게 됩니다. 그러니까 한 ETF의 진짜 가치는 ETF가 담고있는 주식의 가치에서 수수료를 뺀 게 되는거죠. 이 ETF의 진짜 가치를 우리는 순자산가치. 영어로는 Net Asset Value의 앞글자를 따서 NAV, 나브라고도 부릅니다.



이 ETF의 진짜 가치인 NAV로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거래하면 간단할텐데, 문제가 있습니다. ETF도 장중에 거래되지만 동시에 ETF에 담겨있는 주식들의 가격도 동시에 변하잖아요. 그러니까 ETF의 진짜 가치인 이 NAV도 실시간으로 변하게 될겁니다. 예를들어 코스피200 ETF라면 삼성전자가 장중에 급등했다면 코스피 200 ETF의 가치도 같이 올라줘야겠죠. 그래서 한국거래소에서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ETF의 진짜 가치를 장중에 10초 단위로 계속 다시 측정해서 알려주는데 이걸 추정순자산가치, 영어약자로는 iNAV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ETF를 제 값 주고 산다는 것의 의미는 장중 바뀌는 이 iNAV와 가장 비슷한 가격에 ETF를 사는 게 되겠죠. 그렇다면 이 가격을 알아내서 이 가격대로 주문을 넣으면 되겠네? 하실 수 있지만 여기서 또 다시 문제가 생깁니다. ETF는 장중에 실시간으로 거래가되잖아요. 일반적인 주식처럼 ETF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호가가 맞을 때 거래가 체결이 되는데, 일시적으로 ETF를 사려는 수요가 엄청나게 몰리면 원래 가격보다 ETF 가격이 높게 거래되고, 반대로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원래 가치보다 가격이 낮아지게 되겠죠. 이 iNAV와 시장에서 실제 거래되는 가격의 차이를 우리는 괴리율이라고 부릅니다.
괴리율이 높은 ETF 사면 안되는 이유
실제 이 괴리율이 높아지면 사람들이 ETF를 너무 비싸게 사는 일이 벌어집니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급락했을 때 기억하시나요? 유가가 너무 곤두박질치니까 유가 상승분의 2배만큼 수익을 내는 원유레버리지 ETF와 ETN에 돈이 갑자기 몰렸고 그러면서 기초자산인 유가와 상관없이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했던거죠. 예를들어 유가가 하루에 10% 떨어지면 원유 레버리지 상품은 20% 떨어졌어야 했는데 사람들이 너도나도 사겠다고 하다보니 5%만 떨어지게 되는겁니다. 이걸 사면 너무너무 손해죠. 다음날 유가가 제자리 걸음만해도 일단 15%이상 손해보고 들어가는거잖아요.



이렇게 괴리율이 벌어지면 보통은 투자자들이 너무 손해니까 거래소에서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두는 데 그게 유동성공급자제도, 영어약자로 LP(Liquidity Provider)제도라는겁니다. 사람들이 막 사려고 몰려들때는 최대한 ETF 원래 가치에 맞춰서 계속 ETF를 팔아주는 거예요. 그러면 아무리 사람이 몰려도 계속 가격이 높아지는게 아니라 일정 가격이 유지가 되겠죠. 이 때 팔아주는 역할을 하는 게 LP입니다. 반대로 사람들이 너무 팔면 ETF를 사주기도 하고요. LP 역할은 증권사들이 맡아서 하는데 ETF가 제 가격에 거래될 수 있도록 장중에 계속 지켜보는 지킴이 역할을 하는거죠.
장 막판에 ETF사면 안되는 이유
그런데 이 ETF 가격을 지켜줘야할 LP가 일을하지 않는 시간대가 있습니다. 그게 바로 제일 처음에 말씀드렸던 장 막판 10분, 3시20분부터 3시30분 사이입니다. 이 때는 LP가 호가를 대줘야하는 의무가 면제됩니다. 그냥 우리들끼리 사고팔기만 하는거예요. 왜 이 시간대에는 LP가 호가를 안 대주나. 궁금하시죠. 간단히 설명드리면 이 시간대에 ETF가 담고있는 일반 주식들은 장중과 달리 단일가로 매매가 됩니다. 이 10분동안 일반주식들은 실시간으로 거래되는 게 아니라 10분동안 사겠다는 주문을 쭉 받고 팔겠다는 주문도 쭉 받아요. 그렇게 해서 10분동안 받은 주문은 주문량이나 가격을 봐서 적절한 가격에 다 같이 체결시켜버려요. 한 종목의 종가를 정하는거죠.

그런데 ETF의 원래 가치에 맞춰서 ETF를 사고 팔아야하는 지킴이 LP입장에서 보면 이 10분동안 ETF가 담고있는 가격이 멈춰있고, 10분뒤에 갑자기 가격이 띡 나타나는 거잖아요. 10분동안엔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죠. 흔하진 않지만 장 막판에 어떤 종목 주문이 막 몰려서 종가가 확 튀어버릴수도 있는거고요. 그러면 LP들은 ETF의 원래 가치에 맞춰서 ETF를 사고 팔아줘야되는데 10분동안은 원래 가치가 얼만지를 가늠할 수가 없게됩니다. 대충 팔았다가 알고보니 10분뒤에 ETF가 보유중인 종목들이 급락해서 ETF 가치가 떨어졌다면 LP한테도 엄청난 손해겠죠. 그래서 이 장 막판 10분에는 LP들이 ETF 가격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이 있는 것이고, 우리 입장에서 생각하면 ETF 가격을 지켜주는 사람도 없는데 굳이 그 시간대에 ETF를 살 이유가 없는 것이죠.
ETF 제 값주고 사는 법
그렇다면 ETF는 언제 어떻게 사는게 가장 제 값주고 사는 방법일까요? 일단 말씀드렸듯이 장 막판 10분을 제외한 장중에 매매하시는 게 좋습니다. 또 거래량이 적은 ETF보다는 거래량이 많은 ETF가 제값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겠죠. LP가 가격 대주는걸 기다리지 않아도 투자자들끼리 사거나 팔겠다는 사람이 많을테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 확인하셔야할 부분은 앞서 말씀드렸던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ETF의 진짜 가치, iNAV입니다. 이 iNAV는 ETF를 주문하실 때 증권사 HTS나 MTS에서 바로 쉽게 확인하실 수 있어요. 증권사마다 표기가 약간씩 다르지만 추정NAV, iNAV라고 표시하는데요.



이런식으로 바로 나옵니다. 그러면 매수하실 때 이걸 보고 아 요 가격정도에 주문을 걸어두면 되겠구나하고 지정가로 주문을 넣어버리는거죠. 가끔은 포털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에 따라서 추정NAV라고 하지 않고 그냥 NAV라고 표시하기도 하는데요. 그럴때 이게 10초마다 실시간으로 바뀌는 iNAV인지, 아니면 전일 기준으로 한 NAV인지 아시려면 한 1분 지켜보시면 됩니다. 숫자가 업데이트되면 실시간 가치일테고, 가만히 있으면 그냥 전날 종가기준으로 한 ETF의 가치가 될테니까요.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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