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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영화

낯선 곳으로 떠났을 때 누리는 설렘…'리얼 여행기' 쏟아져

총상금 1000만원이 걸린 ‘여행 29초영화제’ 포스터를 보여주며 ‘점프’를 하라는 아들의 성화. “이게 여행이냐”며 입을 삐죽거리면서도 엄마는 최선을 다해 뛰어본다. 아들은 편집을 하다 모르는 사이에 찍힌 영상 속 ‘연기 지시’에 열을 올리는 자신을 옆눈으로 보며 환하게 웃는 엄마를 마주한다. 아들은 다음날 엄마에게 “진짜 여행 가자”고 제안한다. 윤주훈 감독이 여행 29초영화제에 출품한 영상 ‘엄마, 여행 가자!’의 내용이다. 이 작품은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야외광장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장소별 화면 구성의 완성도도 높았다는 평을 받았다. 마지막 3초에선 반전의 ‘깨알 웃음’도 선사한다.

여행 29초영화제 시상식은 26일부터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야외광장에서 열리는 ‘여행페스타 2018’ 의 개막식을 겸해 열렸다.

◆‘에피소드 in 여행’ 주제로 다양한 작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후원한 여행 29초영화제의 주제는 ‘에피소드 in 여행’. 여행을 다니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 대거 선보였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여의 응모 기간 일반부 242개, 청소년부 33개 등 총 275개 작품이 출품됐다. 이 중 일반부 7개 작품, 청소년부 5개 작품 등 총 12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청소년부 대상작은 박보근 감독의 작품 ‘여행 가고 싶다’다. ‘바다’라고 표시해둔 달력 속 10월의 어느 날. 주인공은 ‘그날’을 앞두고 들뜬 마음으로 ‘국내 바다 여행지’ ‘예쁜 바다’를 검색한다. 하지만 예산 계획을 세워보려 기대에 부푼 채 열어본 지갑은 텅 비어 있다. 그날이 돼도 여전히 그 방에 있는 주인공. ‘해변 의상’을 갖춰 입고 게임 속 바다를 쳐다보다 마침내 노트북을 닫고 고개를 숙이며 한숨처럼 말한다. “여행 가고 싶다.”

낯선 곳에서 우연히 만난 사랑은 여행과 떼놓을 수 없는 소재다. 국내외의 아름다운 풍경도 함께한다. 일반부 최우수상을 받은 김유진 감독의 ‘5500마일’ 속 대사처럼 ‘만나는 모든 순간이 설레는 여행’이 됐다. “우리의 사랑은 여행에서 시작됐다”로 시작하는 김 감독 작품은 한국 여자와 5500마일 떨어져 사는 영국 남자의 사랑 얘기다. 사랑으로 채운 감성 가득한 내레이션이 영상을 더 돋보이게 했다. 일반부 우수상을 받은 이동진 감독의 ‘여행, 사랑이 시작되는 곳’과 특별상을 받은 이선명 감독의 ‘산티아고’도 각각 제주도와 산티아고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을 그린 작품이다.

“누군가와 오랜 시간을 걷다 보면 서로가 미처 알지 못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여행은 진심을 가리운 가식들을 한 꺼풀씩 천천히 벗겨낸다”는 이선명 감독 작품 속 내레이션이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한국 관광 매력 알릴 콘텐츠로 활용”

이날 시상식에는 이동원 코엑스 사장과 이봉구 한국경제신문 전무, 김현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정책관, 민경석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본부장,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사장,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부사장과 수상자 및 가족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현환 정책관은 “29초영화제는 물론 코엑스 야외광장에서 열린 여행페스타를 보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얼마나 큰 파급력과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이번 29초영화제 수상 작품을 한국 관광 매력을 알리고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는 콘텐츠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원 코엑스 사장도 “30년 넘게 영상 광고를 제작해 본 사람으로서 짧은 시간에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29초의 짧은 시간에 여행 감성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재미있는 구성과 이야기를 담아낸 감독들의 실력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