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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푸틴에 맞서다…키릴 세레브렌니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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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2022년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이례적인 작품이 눈에 띄었다. 러시아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의 ‘차이콥스키의 아내’다. 당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세계 문화예술계가 ‘러시아 보이콧’을 하는 상황에서 다소 의외의 선정이었다.

칸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다.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대표적인 ‘반푸틴’ 인사로 꾸준히 정부의 탄압을 받아왔다. 2018년엔 국가 기금 사취 혐의로 가택에 연금돼 영화 ‘레토’로 칸 영화제에 초청됐지만 참석하지 못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1969년 러시아 로스토프주에서 태어난 그는 연극 연출로 커리어를 시작해 2004년 장편 ‘라긴’으로 영화에 데뷔했다. 2012년에는 ‘비트레이얼’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당시 그는 모스크바에 있는 고골예술센터의 감독으로 발탁됐는데, 이때 푸틴 정권을 비판하는 파격적인 연극을 선보이며 반체제 인사로 찍혔다.

이후 그는 영화 ‘스튜던트’(2016), ‘레토’(2018), ‘페트로프의 감기’(2021) 등 아방가르드하고 도발적인 작품을 선보여 문제적 감독으로 떠올랐다. ‘레토’는 한국계 러시아인 록가수 빅토르 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록이 금기시되던 1980년대 사회 분위기 속에서 고뇌하는 예술가 빅토르 최를 그렸는데, 한국 배우 유태오가 주연을 맡았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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