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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올 28兆 셀코리아…환율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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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사상 최대 순매도

신흥국 중 유독 '팔자' 집중포화
증시 손털고 환전…환율 7% 올라
당국, 구두개입으로 진화나서

지난 5일 이후 줄곧 하락하던 코스피지수가 18일 반등에 성공했다. 전일 대비 0.5% 오른 3158.93에 마감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올 들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도가 멈추지 않고 있어서다.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통과) 전망과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등 ‘트리플 악재’가 겹치며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18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8조736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23조3151억원)보다 규모가 크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기준으로 2008년 세운 기록(약 33조원 순매도)을 경신할 수도 있다. 외국인 매도 행렬은 9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1996년 이후 최장 기간인 9거래일째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연초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아치운 것은 지난해 급등한 주식을 차익 실현하는 의도가 컸다. 최근에는 한국 주력 산업인 반도체의 업황 둔화 우려가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22조4682억원어치 순매도했는데, 이 가운데 약 15조원이 최근 1주일 사이 집중됐다. 세계 증시 가운데 유독 한국 증시가 맥을 추지 못하는 이유다.

이번주 들어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약해지고 있지만 시장엔 여전히 테이퍼링 우려가 남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11월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도 국내 증시를 떠받치던 기업들의 실적과 경기 회복엔 악재로 꼽힌다.

외국인의 순매도로 원·달러 환율은 연일 요동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원30전 내린 1168원에 마감하며 7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오전 한때 1179원70전까지 뛰었다. 1180원 선을 목전에 두고 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서자 환율은 내림세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말(1088원)과 비교하면 80원(7%) 상승했다.

박재원/김익환/이슬기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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