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3000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200부터 이렇다 할 조정도 없이 내달렸다. 어떤 사람들은 “두렵다, 과열이다”라고 한다. 다른 편에서는 “증시가 레벨업되는 과정이다,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고 반박한다. 새해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빠질 만하면 여지없이 등장해 방향을 돌려놓고 있다.
궁금해졌다. 이 흐름은 어디까지 왔고, 어디까지 갈 것인가. 작년 ‘머니 무브’란 단어로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예측했던 삼성증권에 질문을 던졌다. 삼성증권에서 개인과 법인 대상 영업을 총괄하는 사재훈 채널영업부문장이 질문에 답했다.
이 같은 주가 급등에 따른 첫 번째 불안은 가격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를 넘어섰다. 2007년 이후 최고치다. 고평가 논란에 대해 사 부문장은 “원래 유동성 장세 때는 고평가, 과열 논란을 키워가며 상승한다”며 “올해 증시도 작년 못지않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그 근거로 과거 유동성 랠리와 현재를 비교한 자료를 내밀었다. 1985년부터 1989년까지 유동성 랠리가 있었다.
1985년 말 주가지수는 163.37이었다. 이때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1986년 말 272.61을 찍었다. 1989년 말 909.72까지 치솟았다. 4년간 상승률은 525%. 개인 투자자 수는 1985년 말 75만4363명에서 1989년 말 1896만8277명으로 25배 급증했다. 사 부문장은 “작년 국내에서 600만 개의 계좌가 증가한 것은 1980년대와 비슷하다”고 했다.
공통점은 또 있다. 그때도 고평가 논란이 있었다. 유가증권시장 PER은 1985년 5.2배→1987년 10.9배 →1989년 13.9배로 치솟았다. 반면 제조업 매출 증가율은 1985년 9.8%에서 1987년 22.6%까지 증가했지만 1988년 15.8%로 떨어지고 1989년에는 7%로 주저앉았다. 실적보다 돈의 힘으로 오르는 유동성 장세였던 것이다.
그는 “과거 유동성 랠리를 볼 때 8개월 이어진 상승을 두고 과열과 고평가를 우려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미 Fed가 2023년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 실적까지 뒷받침돼 유동성과 실적이 만나 글로벌 증시가 작년 못지않게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새로운 주도주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80년대 랠리 때도 은행 증권 건설 등 트로이카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며 “작년에 주도주였던 종목들과 함께 새롭게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있는 콘택트주, 경기민감주를 포트폴리오로 들고가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랩이나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투자상품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