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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아이스크림 반값 판매…무인 빙과점 '폭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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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결제로 인건비 부담 없어
여름 한철 장사만 해도 이득
'응응스크르' 1년새 400곳 돌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은 각축전

배스킨라빈스, 한남동 플래그십
커피와 함께 유기농 제품 판매
벤앤제리스 등 새벽배송 나서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 아파트 상가. 지난달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들어섰다. 45㎡ 면적의 가게 안엔 아이스크림 냉장고 몇 대와 무인 결제 시스템, 폐쇄회로TV(CCTV) 몇 대가 전부다. 인건비가 들지 않는 이 가게에서는 편의점에서 1200원에 파는 롯데 빠삐코를 500원에 팔고 있다.

외식업 침체로 비어 있던 아파트 상가에 요즘 이 같은 24시간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늘고 있다. 지난해 3월 영업을 시작한 무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응응스크르’는 1년여 만에 전국 점포 수를 400개로 늘렸다. 업계는 이런 무인 점포가 전국에 약 2000개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침체됐던 빙과 아이스크림 시장이 ‘무인 시스템’을 만나 다시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인 가게 왜 뜨나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약 2조5000억원 규모다. 전체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막대 아이스크림’과 ‘떠먹는 아이스크림’의 명암이 갈린다. ‘막대 아이스크림’ 중심의 빙과 시장은 2016년 2조원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1조6749억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배스킨라빈스, 하겐다즈 등 ‘떠먹는 아이스크림’과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 시장은 커졌다. 5년 전 6000억원대에서 지난해 9144억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4시간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는 막대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무서운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처음 등장한 지 2년 만에 막대 아이스크림 판매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넘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인 점포의 성장 배경은 크게 네 가지가 꼽힌다. ①최저임금 인상으로 창업주들이 인건비 걱정 없는 무인형 점포를 선호하고 있고 ②성수기인 여름에만 잠깐 설치하고 매장을 빼도 큰 손해가 없다는 점 ③소형 슈퍼마켓 외에는 별다른 경쟁자가 없다는 점 ④창업자의 특별한 경영 노하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득기 응응스크르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을 우려한 점주들이 기존 슈퍼를 무인 매장으로 전환하면서 매장 수가 1년여 만에 급격하게 늘었다”며 “광주에서 한 점주가 4개 매장을, 부산에선 한 점주가 3개 매장을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떠먹는 아이스크림’과 경쟁
떠먹는 아이스크림 시장에서는 배스킨라빈스가 절대 강자다. 한국 진출 35년 만에 매장을 1500개까지 늘리며 시장 점유율 90%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겐다즈가 1991년 편의점에 등장해 무섭게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헤일로탑과 벤앤제리스가 경쟁에 가세했다. 벤앤제리스는 해외 유학, 여행 경험이 많은 2030 세대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직은 오프라인 매장이 없지만 좌석 10~15개를 갖춘 1호점 매장을 연내 출점할 계획이다.

후발 주자인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들은 배송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4월 쿠팡에 입점해 온라인 전용 메뉴 4종을 판매하고 있다. 하겐다즈는 지난달 초 서울 사당동에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직영매장 ‘사당DV점’을 출점했다. 벤앤제리스도 강남에 ‘선릉DV점’을 운영하고 있다. 두 DV점 모두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주요 배달 앱과 연계하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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