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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직무적성검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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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희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주요 대기업의 상시채용과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율 확대로 소위 ‘인적성검사’라고 불리던 직무적성검사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4대그룹을 포함한 대기업들은 그동안 상·하반기 그룹 통합채용을 진행했다. 종래 이 기간은 ‘공채시즌’이라고까지 불리면서 구직자뿐 아니라 대중에도 큰 관심을 받았다. 기업의 채용전형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기업들은 자기소개서 문항뿐 아니라 필기전형, 면접전형 과목 등 개발에도 큰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몇몇 기업을 필두로 공채 일정에 국한하지 않은 ‘수시 채용’이 도입되면서 이들 전형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특히 수시 채용의 취지가 ‘직무경력 우대’인 만큼 기존에 직무능력 평가 도구가 기존 직무적성검사에서 아르바이트, 인턴 등 실제 경험으로 대체되고 있다.

올 초 현대·기아차는 정기공채를 직무 중심의 수시채용으로 바꿨다. 주요기업 중 공식적으로 수시채용을 선언한 곳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현재 그룹 공채 대신 자체 채용사이트를 통해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이중 10월 7일 접수를 마감하는 신입 경영지원 직무 전형절차는 서류전형, 1~2차 면접 순이다. 현대자동차는 기존에 신입 지원자를 대상으로 HMAT라는 이름의 인적성검사를 실시했었다. 하지만 수시 채용으로 바뀌면서 이 시험을 보지 않는 것이다. 플랜트 운영직무 역시 HMAT전형이 없다.

SK그룹도 수시채용 전환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해 인재를 선발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2017년 9월 하반기 신입 공채부터 기존 그룹통합채용을 계열사별 채용으로 분리했다. 2017년 초 그룹의 허브격이던 미래전략실이 해체한 데 따른 조치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삼성 역시 수시채용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한 前삼성 계열사 인사팀 임원은 “삼성전자만 해도 반도체, 가전 등 사업부가 확실히 나뉘어 있고 이 각각의 사업부 규모도 매우 크다”며 “이미 사업부별 자체 HR인력이 충분히 확보돼 있기 때문에 삼성이 계열사에 채용을 일임하고 수시선발로 전환할 것은 시간문제”라고 예상했다.

LG그룹 역시 채용시스템을 계열사별로 자율적으로 운영 중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8월 699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19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수시 채용’ 비율은 지난해 하반기 11.8%에서 올해 하반기 24.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인적성검사 개발업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기업 인적성검사 문제 개발기관인 이승철 한국인재평가연구소 대표는 “최근 경력 등 수시채용이 늘면서 적성검사 비중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승철 대표는 “대신 인성검사 평가 비중이 늘었다”며 “인성검사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는데, 이전에는 긍정적 성격을 위주로 봤다면 요즘은 부정적 성격을 뽑아내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기업들이 채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중하게 뽑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 /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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