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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기피, 자동차보험 사기...빅데이터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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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2018 공공 빅데이터 신규 분석사업’ 5건 선정



(최진순 디지털전략부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행정 혁신 성과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행정안전부(장관 김부겸)는 18일 사회적 가치 구현과 행정 효율성 제고에 목표를 두는 2018년도 공공 빅데이터 신규 분석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4년 차인 이 사업은 2015년부터 매년 4~5개의 부처 연계·분석 과제를 발굴해 추진되는 범정부적 프로젝트로 새로운 정보와 가치를 창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

대표적인 공공 빅데이터 분석사업으로 2015년 공동주택 관리비 투명성 제고, 지역관광활성화 2016년 실시간 관심 질병 예측, 실업급여 부정수급 방지 등이 있다.

지난해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기초로 병역면탈 범죄 적발의 과학화 전기를 마련한 병역면탈(기피) 의심자 포착 과제(병무청)와 자동차 보험료 누수 방지를 위한 교통사고 다발생 환자 탐지 및 예측 과제(건강보험심사평가원)는 특히 주목받았다.

병역을 이행하는 국민이 존중받고 우대받는 사회적 여건 조성에서 병역면탈 범죄의 과학적 관리는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병역의무자 30만명에 수사인력은 고작 38명에 그치는 등 구조적 난관이 가로막혀 있었다.

이에 병무청은 빅데이터에 주목했다. 우선 2010~2016년 사이의 7년치 4~6급 의무자 정보 약 31만명의 데이터를 3개의 통계분석 모형으로 분석했다. 연령, 학력, 악성민원, 연기횟수, 지역, 재검횟수 등 병역 의무자 상세 데이터, 질병명 등 병원 데이터, 각종 자격 면허, 출입국 이력, 병역처분코드와 사유 등을 망라했다.

이러한 통계 데이터 기반 분석에 업무 노하우를 반영한 시나리오 기반 분석을 교차 검증하면 병역면탈 의심자 포착의 정확도를 한층 끌어올리게 된다.

병무청은 앞으로 가족관계, 고위직 여부, 재산 및 신용정보, 면제 전후의 상세진료정보 등 변수 정보 확대로 분석 모델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종합면탈예방 관리시스템이 구축되면 정치인, 연예인, 체육인 등 관심계층을 집중관리할 수 있고 면탈혐의 의심자를 사전, 사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자동차보험 사기 수법의 지능화·조직화 추세는 건강보험 재정손실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진료내역, 처방전 교부내역의 상세정보, 의료기관의 입원 및 외래진료 정보, 사고환자 정보 등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5,300만여건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심사청구 데이터 수집을 완료했다.

이들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이상 패턴을 도출할 수 있다. 가령 사고환자가 사고를 여러번 겪었을 때 특정 의료기관에서만 자주 진료받으면 사고다발생 지표값이 상승한다. 또 병상가동률이나 진료비 고가도, 청구건당 경상입원일수 장기도 지표도 산출한다. 이렇게 되면 평균보다 높은 값을 갖는 의료기관 또는 환자의 경우 '이상지수' 지표로 도출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손해보험회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의료기관 목록과 비교 검증을 수행해 부당진료가 의심되는 의료기관 914개소(자동차보험 청구 의료기관의 3.07%)와 사고다발생 환자 49,701명 중에서 보험사기 개연성이 높은 환자(463명)를 분류했다. 이 결과 부당진료 의심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300명에 달했다.

앞으로 진료정보 분석시스템을 시각화하고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 등과 데이터 공유를 진행할 계획이다. 허위·과다 입원 등 연성보험사기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 상승을 막는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일재 행정안전부 정부혁신조직실장은 "그간 데이터 활용 기반의 신규 분석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해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행정 및 정부 혁신을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외부 기관과의 원활한 정보 공유, 철저한 개인정보보호, 데이터 표준화 등 법제도적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

한편, 행안부가 선정한 2018년 사업 추진 과제는 △지진 피해지역 지진당일 이동패턴 분석(국립재난안전연구원) △중소기업 도산위기 감지를 통한 실업 예방(김해시·국민연금공단) △산업재해 원인과 산재은폐에 따른 재정 손실 분석(안전보건공단) △쌀 생산량 예측 및 소비 트렌드 분석(농림축산식품부) △농업 면세유류 불법유통 석유사업자 탐지(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5개 분야다. (끝) / soon6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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