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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 도입한 中小 굴뚝기업들… 일자리·생산성·임금 '세 토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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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조업이 희망이다

동양피스톤·화신정공 등
생산성 좋아지며 임금 올라
채용 늘고 이직은 줄어

경기 안산 반월시화산업단지 동양피스톤의 공장(사진)을 방문한 사람들은 두 번 놀란다. 우선 공장 겉모습과 달리 기계 주변마다 설치된 첨단 로봇들과 키오스크(무인자동화기기)에 처음 놀란다. 의외로 작은 소음에도 감탄사를 터뜨린다. 피스톤 주조와 절삭 작업을 위해 설치한 공정에 칸막이를 세워 소음을 잡는다. 전통 제조업의 이미지에서 번잡한 생산라인과 귀를 울리는 기계 소리를 연상한 사람들에게는 낯선 광경이다.

국내 최대 피스톤 제조업체인 동양피스톤은 2016년 3월 스마트공장 도입 이후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임금이 오르고 일자리도 함께 늘어나는 혁신 기업 모델로 꼽힌다. 스마트공장 도입 이전에는 한 라인에서 한 제품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하지만 생산 공정에 신기술을 융합하면서 다품종 생산이 가능해졌다. 기존 라인을 절반으로 나눠 다른 피스톤을 생산하는 식이다. 이정근 동양피스톤연구소 제품개발팀장은 “고용 인력은 줄어들지 않았는데 시간당 생산량은 1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불량률도 26% 이상 감소했다. 생산 원가 절감은 자연스레 임금 인상으로 이어졌다.

일자리도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었다. 공정마다 피스톤을 찍어내는 기계와 산업용 로봇을 관리해야 하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산 공정 밖 모니터룸에는 생산 달성률과 불량률, 가동률 등 공장 가동 상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동양피스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약 9%로 4위다. BMW와 아우디 등이 고객사다. BMW 미니에 들어가는 피스톤에는 QR코드를 레이저로 새겨 제품 생산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 심지어 어떤 배합의 쇳물이 들어갔는지도 알 수 있다.

경북 칠곡에 있는 화신정공도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서 생산성과 고용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자동차 변속기의 모듈 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2017년 6월부터 11월까지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

제조라인 10곳을 포함해 총 34개 공정에 실시간 모니터링을 구축했다. 한층 일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자 시간당 생산량은 40% 이상 개선됐다. 납기 준수율은 100%를 달성했다. 가장 큰 성과는 낮아진 이직률이다. 채용도 늘렸다. 지난해엔 청년 인력(만 40세 미만)을 11명 채용했다. 전체 인력(126명)의 10%에 해당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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